인천공항공사 추가 지원책 약속한지 2주 지나상급기관 국토부서 아직도 결론 안 나임대료 차등 지원 논란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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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공사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인천공항공사가 면세점 추가 지원책을 조만간 내놓겠다고 밝힌 지 2주가 흘렀으나 여전히 지원책 발표가 늦어지고 있어 관련 업계가 노심초사하고 있다. 공사 측은 ‘정부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라는 입장이나, 일각에서는 이번 추가 지원책마저 ‘차등 지원’을 하려다 보니 결정이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15일 대기업 면세점 3사 대표이사들과 간담회를 열고 임대료 감면 확대 등 추가 지원방안을 마련하기로 약속했다. 당시 인천공항공사는 ‘조속한 시일 내에’ 추가 지원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으나 현재까지 아무런 소식이 없다.면세업계에 대한 추가 대책 발표가 미뤄지는 것은 상급기관인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의 의사 결정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면세점이 공항에 납부하는 임대료 규모가 크다보니 큰 폭의 임대료 인하는 정부 세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실제로 면세점이 인천공항에 납부하는 임대료는 2017년 이후 매년 1조원이 넘었다. 이는 전체 공항 수익의 65%, 전체 임대수익의 70% 규모다. 인천공항의 대주주인 기재부가 연간 순이익의 45%를 배당금으로 가져가는 구조여서 임대료 인하는 곧 정부 수입 감소로 직결된다. 추경 등으로 정부 지출이 많은 상황에서 수입까지 줄어들면 재정에 타격을 줄 수 있다.반면 면세업계는 현재 정부가 첫 대책으로 내놓은 임대료 20% 인하 방안을 거부한 상황이다. 정부 대책을 받아들이면 내년도 임대료 할인 조건을 포기하라는 인천공항의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었기 때문이다.실제로 롯데·신라·신세계 등 면세 빅3는 이번 달에도 인천공항에만 838억원의 임대료를 내야 한다. 3사의 이번 달 일 매출이 1억원 수준으로 급감한 점을 고려하면 매출의 24배를 임대료로 내야할 판이다.정부가 업계 지원을 망설이는 사이 면세업 전체 파이는 4년 전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 면세점 전체 매출은 986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9947억원)보다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특히 면세점 매출이 1조원을 하회한 것은 지난 2016년 3월(9799억원) 이후 처음이다.면세업계 관계자는 “각 업체들이 휴점과 단축 영업을 반복하고 있고, 일부는 주 4일 근무제로 전환하는 등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지만, 월 수백억원에 달하는 임대료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이상 효과를 보기가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반면 세계 각국은 면세점 임대료를 면제해 주거나 매출연동제로 변경하는 등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스페인 공항공사(AENA)는 항공편 감소로 운영을 중단한 터미널 내 상업시설 임대료를 면제해 주기로 했다. 미국 LA 국제공항은 최소보장금액제 계약을 모두 매출 연동제로 바꿨다.또 다른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공항 면세점에 대해 파격적인 지원을 내놓고 있는데, 우리나라만 미온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