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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SK바이오팜이 상장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이를 자회사로 둔 SK그룹의 주가도 덩달아 고공행진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최근 코스피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금융위에 제출,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지난 2011년 설립된 중추신경 관련 신약 개발업체 SK바이오팜은 이번 상장을 위해 1957만8310주를 공모한다.
공모 예정가는 3만6000∼4만9000원이며 이에 따른 공모 예정금액은 7048억∼9593억원이다. 내달 17~18일 수요예측, 23~24일 청약을 거쳐 오는 7월 신규 상장 신청을 완료할 계획이다. 상장주관사는 NH투자증권·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 공동 대표 주관사를 맡았고, 한국투자증권·모간스탠리가 공동 주관사로 선정됐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11월 뇌전증 치료 신약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 허가를 받는 데 성공했다. 국내 제약사가 해외 기업의 도움 없이 신약 후보물질 발굴부터 FDA 허가까지 이뤄낸 첫 사례다.
증권가에서는 SK바이오팜의 상장 후 적정 시가총액을 5조90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유가증권시장 시총 순위 40위권에 해당하는 규모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SK바이오팜이 지난해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시판 허가를 받은 뇌전증 치료 신약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의 가치는 5조3000억원으로 추정된다"며 "내년부터 유럽 시판이 이뤄질 경우 추정 가치는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올해 1월 유럽 시판 허가를 받은 수면장애 치료제 '수노시'(성분명 솔리암페톨)의 경우 현재 가치는 약 5050억원으로 추정되는데, 예상보다 허가 시점이 빨랐던 점을 고려할 때 역시 가치 증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올해 IPO 최대주로 꼽혀왔던 SK바이오팜의 이번 등판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침체됐던 IPO 시장을 끌어올릴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SK바이오팜의 상장이 가시화되자 지주회사 SK의 주가는 연일 고공행진 중이다.
SK 주가는 지난 26일 종가 기준(25만9000원)으로, 전일 대비 5.07% 급등했다. 이는 코로나19 여파로 주식시장이 폭락했던 지난 3월19일 10만2500원보다 152.68% 상승한 수치다.
SK는 계열사 SK이노베이션의 실적이 저유가로 인해 부진한 탓에 올해 1분기 매출 감소와 함께 적자를 기록했다. 어닝 쇼크에도 비상장 바이오 계열사에 대한 상장 기대에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SK바이오팜의 상장을 통해 SK의 기업가치가 상승하고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증권은 상장을 앞둔 SK바이오팜의 지분가치를 상향조정해 SK의 목표주가를 22만7000원에서 34만7000원으로 53% 상향 조정했다.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SK바이오팜의 지분가치를 기존 장부가치 4790억원에서 공모가 중간금액을 적용한 2조5000억원으로 상향조정했다"며 "SK이노베이션 등 주요 자회사 목표가 상향조정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양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바이오 업종에 대한 양호한 센티멘트가 지속되고 있다"며 "SK팜테코가 SK바이오팜과 SK의 연결고리가 돼 SK와 SK바이오팜 주가가 서로 대용치가 돼 주가 상승 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 (SK바이오팜) 상장 이후에도 SK의 주가가 양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다수의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상장 후 SK바이오팜의 주가는 계속 주목받게 될 것"이라며 "상장 후 SK바이오팜의 주가상승이 SK 가치에도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