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미국 법인이 총괄" VS 카카오 "IP 비즈니스 사업자 변신" '신의탑' 등 美日서 잇단 흥행행진…"코로나19로 콘텐츠 가치 증가"한성숙·여민수, 마케팅 활성화 등 웹툰 글로벌 수익화 정조준
  • ▲ 네이버웹툰 '신의탑'ⓒ네이버
    ▲ 네이버웹툰 '신의탑'ⓒ네이버

    네이버와 카카오가 글로벌 웹툰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만화 종주국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과 일본 시장에서의 잇따른 흥행과 코로나19에 따른 콘텐츠 가치 증가로 관련 사업에 더욱 힘을 쏟고 있는 모습이다.

    ◆네이버 "미국법인이 총괄" vs 카카오 "'IP 비즈니스' 사업자 변신"

    네이버는 최근 글로벌 웹툰 사업의 지배구조를 미국 중심으로 재편했다. 미국을 거점으로 유럽과 남미 지역 등 웹툰이 본격적으로 진출하지 않은 지역으로의 사업 확대를 노리겠다는 복안이다. 

    기존 한국 '네이버웹툰', 미국 '웹툰 엔터테인먼트', 일본 '라인 디지털 프론티어' 등 3개국에서 웹툰 사업을 벌이는 네이버 자회사의 지분구조를 조정, 미국 법인 밑에 배치해 사업을 총괄토록 했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라인이 보유한 지분 전량을 웹툰 엔터테인먼트가 현물출자 형태로 인수하고 라인에 신주를 발행키로 했다.

    네이버의 이번 결정은 미국에서의 두드러진 성과에 기반한 자신감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네이버는 지난 2014년 '라인웹툰' 이라는 이름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2004년부터 국내 웹툰 서비스를 시작한 지 10년만이다. 라인웹툰은 이후 2018년 10월 북미 지역에서 월간 순 방문자 수(MAU) 800만명을 넘겼고, 지난해 11월엔 1000만명을 돌파했다.

    최근엔 '신의 탑'이 인기몰이를 하며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신의 탑은 2010년부터 10년간 네이버웹툰에서 연재를 이어오고 있는 판타지 장르의 장수 웹툰이다. 현재 신의 탑을 원작으로 하는 한미일 합작 애니메이션 '신의 탑'도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다. 

    애니메이션 신의 탑은 지난달 1일 1화 공개 이후 미국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 9위에 올랐다. 또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Reddit)의 주간 인기 애니메이션 랭킹에서 7187점이라는 높은 점수로 1위를 차지했다. 포브스는 신의 탑 관련 내용을 보도하며 "에피소드가 끝날 때 이 이야기가 어떻게 주간 500만명의 독자들을 사로잡았는지 이해하게 됐다"고 호평하기도 했다.

    카카오는 종합 콘텐츠 자회사 카카오페이지를 앞세워 웹툰 'IP 비즈니스' 사업자로서의 시동을 걸었다.  

    카카오페이지는 최근 영화투자배급사 메리크리스마스와 한국 SF 영화 '승리호'의 IP(지적재산권)를 다양한 스토리 포맷으로 확장시키기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양사는 승리호 세계관을 공유하며 메리크리스마스는 영화를, 카카오페이지는 웹툰을 제작한다. 

    카카오는 단순히 '웹툰의 영상화'가 아닌, 하나의 IP가 무궁무진한 포맷의 스토리로 확장해가며 'IP 유니버스'를 구현하겠다는 청사진이다. 이를 위해 글로벌 사업은 일본을 거점으로 한 아시아 사업이 주무대가 될 전망이다.

    실제 지난달 출시 4주년을 맞는 카카오재팬의 만화 플랫폼 '픽코마(piccoma)'는 지난해 4분기 첫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다. 3년 연속 거래액이 두 배 이상 증가하기도 했다. 2016년 4월 론칭한 픽코마는 다음해인 2017년 연간 거래액이 14배로 늘었고, 2018년 156% , 2019년은 130% 증가했다. 

    픽코마 모바일 앱은 통합 2000만 다운로드를 눈앞에 두고 있으며, 지난달 3일에는 픽코마에 서비스 중인 2만여개의 작품 중 작품수 기준 1.3%에 불과한 277개 웹툰 하루 거래액이 3억 6000만원(3196만엔)을 넘어서는 등 사상 최고액을 기록했다.

  • ▲ 카카오페이지 '승리호'ⓒ카카오
    ▲ 카카오페이지 '승리호'ⓒ카카오

    ◆웹툰 키우기, 왜?

    관련 업계에서는 양사가 웹툰 사업에 열을 올리는 이유로 코로나19가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한다. '홈콕'족이 증가하면서 집에서 볼 수 있는 콘텐츠 가치가 증가, 기존부터 사업을 영위해 온 웹툰 사업 확장에 힘을 싣고 있다는 것. 

    현재 웹툰의 가장 큰 수요층인 Z세대(1995년 이후 출생자) 경우 유튜브 등 각종 모바일 서비스을 통한 문화 교류 현상으로 '대륙별 콘텐츠 발굴' 장벽이 허물어지고 있는 추세다. 여기에 코로나19에 따른 '생활 속 거리두기' 움직임과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논의가 지속됨에 따라 양사의 웹툰 몸집불리기 움직임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네이버와 카카오의 콘텐츠 사업 부문은 코로나19 악재에 불구하고, 지난 1분기 나란히 깜짝 호실적을 달성하는데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네이버 측은 "'콘텐츠서비스' 부문 매출은 글로벌 6200만 MAU(월간 활성 이용자 수)를 달성한 웹툰으로 전년대비 58% 증가한 554억원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 역시 "콘텐츠 부문 매출은 전년대비 8% 증가한 4266억원"이라며 "특히 유료콘텐츠 매출은 웹툰 등 글로벌 거래액 확대에 따른 가파른 매출 성장에 힘입어 전년대비 30% 성장한 97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양사 수장들은 2분기에도 웹툰 사업 활성화에 방점을 찍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1분기 실적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웹툰 이용자 증대와 수익화를 기대했다.

    한 대표는 "웹툰 MAU가 해외에서 많이 증가했다. 북미와 유럽 DAU(일간 활성 이용자 수)가 굉장히 많이 증가했다. 이 부분이 굉장히 고무적"이라며 "올해는 북미와 일본 등 이용자 확보에 노력하고 예산 범위 내 마케팅도 활발히 진행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도 콘텐츠 사업 중 웹툰에 무게를 실었다.

    여 대표는 "하반기엔 일본과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해외 거래액 비중이 국내 거래액보다 높아질 전망"이라며 "높은 성장세엔 카카오페이지의 'K스토리' 지적재산권(IP)이 기반이 됐다. 연내 대만, 태국, 중국까지도 사업 발판을 마련하면서 글로벌 기반의 K스토리 IP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