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업계 “공항 임대료 감면 환영… 9월 이후가 진짜 위기”

면세업계의 표정이 복잡하다. 국토교통부로부터 임대료 50% 감면이라는 전향적인 양보를 얻어냈지만 마냥 기뻐하기에는 산재된 변수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임대료 감면에 지방공항의 상황이 반영되지 않은 점과 감면기간이 8월까지로 제한됐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꼽힌다. 

1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국토부와 인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는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피해가 장기화되는 면세업계를 위해 공항임대료를 50~75% 감면키로 했다.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신세계면세점 등 대기업 면세점에 대해서는 전년 동기 대비 여객감소율이 70% 이상인 공항에 대해 최대 50%의 임대료 감면이 적용됐다.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은 75%까지 임대료 감면이 확대 적용된다. 

공항 중 가장 높은 임대료를 받아온 인천국제공항이 그동안 20%의 임대료 감면을 주장해온 만큼 면세업계는 환영의 분위기다. 특히 인천공항은 지금까지 감면의 대가로 여객수와 연동한 내년 임대료 감면분 9%를 포기할 것을 요구해 갈등을 빚어왔다. 이날 발표된 국토부의 공항 임대료 감면 조건에는 내년 임대료 감면률에 대한 별도의 언급은 사라졌다. 

이번 조치로 대형·중견기업 면세점은 임대료를 총 3718억원 가량 아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면세점들이 마냥 기뻐하기는 힘들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항 임대료 감면은 기쁘게 받아드리지만 국제선을 일부 운영하는 인천공항과 달리 국제선이 아예 운항을 중단한 지방공항의 경우 임대료를 더 감면해줘야 형평성에 맞는 것”이라며 “국제선 운항이 아예 없는 공항에 임대료를 내는 것이 맞는지도 고민스럽다”고 토로했다. 

공항에 따라 국제선 운용이 아예 중단된 경우에는 임대료를 더욱 파격적으로 인하해야한다는 주장이다. 감면 기간에 대한 우려도 크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이번 면세업계 지원대책에서 임대료 감면 기간을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6개월로 잡았는데, 코로나19 사태가 내년까지 지속되리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며 “당장 9월부터는 임대료를 어떻게 내야할지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다”고 전했다. 

국토부는 8월 이후에는 임대료 체납에 대한 연체료를 연 8~15.6%에서 연 5% 수준으로 낮춰준다는 정책이 유일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추가 지원책을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는 요구도 잇따르는 중이다. 

면세점 한 관계자는 “싱가포르, 태국에서는 비출국자에게 세금 포함 가격으로 면세제품을 구매 가능하게 하거나 중국에서는 귀국 후 180일 내 시내면세점이 가능하도록 했다”며 “특히 중국 하이난은 면세특구로 지정돼 일반 면세한도를 6배 높은 3만위안으로 설정했고 내국인 방문자도 구매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우리 정부도 면세점의 활력을 위해 이런 해외의 면세점 지원책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