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말 예정됐던 제주 대기업 시내면세점 공고 9월로 넘어가관세청 "세부 내용 추가 검토… 현재로서는 일정 미정"신세계-현대百 신규 면세점 진출 검토 "상황 예의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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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제주지역에 추가로 허용키로 한 대기업 면세점 특허 신청 공고가 잠정 연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8월 말 특허 신청 공고를 내겠다는 계획과 달리 지역 사회의 반발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무기한 연기되는 분위기다.2일 정부와 제주특별자치도 등에 따르면 관세청은 지난달 대기업 시내면세점 추가 허용이 결정된 제주와 서울지역에 대한 면세점 특허 신청 공고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당초 8월 말로 예정됐던 공고는 세부내용에 대한 추가 검토 등을 거쳐 진행한다는 계획이다.관세청 관계자는 “일정이 늦어지고 있어서 현재로서는 언제쯤 공고가 날지 알 수 없다. 기재부와의 절차를 통해서 관련 사항을 추가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당초 기재부는 보세판매장 제도운영위원회를 올해 5월 개최할 예정이었다.신세계는 이 계획에 맞춰 제주시 연동 뉴크라운호텔 부지(3888㎡)를 매입한 뒤 지상 7층, 지하 7층, 연면적 3만8205㎡ 규모의 건물을 신축해 대형 면세점을 개점할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최근 제주도를 상대로 교통영향평가와 경관건축심의 등의 행정 절차도 진행했다.하지만 무리 없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던 면세점 특허공고는 코로나19 변수로 언제 가능할지 알 수 없게 되면서 신세계는 제주 면세점 사업 진출을 잠정 중단하게 됐다. 신세계는 지난 6월 계약해지 위약금으로 부지 소유주에게 20억원을 지급했다.결국, 지난 7월 기획재정부가 보세판매장(면세점) 제도운영위원회를 열어 제주와 서울에 대기업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를 각각 1개씩 추가 허용함에 따라 8월 말 특허신청 공고를 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면세점 특허 공고가 내달로 넘어가면서 제주 신규 면세점 사업은 기약을 알 수 없는 상황이 됐다.여기에 지역 소상공인과 제주도의회의 반발 역시 만만치 않다. 대기업 면세점 수익 대부분이 제주 지역 외부로 유출돼 제주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여론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 때문에 원희룡 도지사가 4월 말 제주도의회 도정질의에서 면세점 추가에 부정적이라는 입장을 직접 표명하기도 했다.이에 제주 시내면세점 사업을 검토 중이던 대기업들의 셈법 역시 복잡해졌다. 신세계디에프는 신규 특허를 놓고 재도전에 나선다는 방침이었다. 제주 시내 면세점은 코로나19 변수를 제외할 경우 관광특화 구역이란 특성상 중장기적으로 사업성이 높기 때문이다. 위약금을 내서라도 제주 시내면세점 수성에 나선다는 방침이다.현대백화점면세점 역시 제주 시내면세점 진출에 대한 사업성 검토에 들어갔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췄다는 점도 제주 시내면세점 도전 관측에 힘을 싣는다. 현대백화점 그룹은 최근 현대HCN과 현대미디어 지분을 KT(KT스카이라이프)에 매각하며 5500억원+α가 확보된 상황으로 실탄도 넉넉하다.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했고 제주도 내부 집합 금지 명령까지 내려진 상황에서 신사업을 진행하기에는 모두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상황을 지켜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또 다른 면세업계 관계자는 “코로나와 지역 사회 전반에 대한 반대에 부딪혀 현재로서는 신규 특허 공고가 언제 나올지 모른다. 최악의 경우 금년을 넘길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