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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강남 등 대출규제 대상인 9억원 초과 아파트들의 거래가 증가하면서 서울 아파트값이 바닥을 다지며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저금리로 인한 풍부한 유동성으로 인해 상승폭을 키울 것이란 전망과 함께 정부규제가 여전해 호가 상승에 그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1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5일 기준) 서울 아파트의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03% 올라 2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주(0.01%)와 비교하면 상승폭도 커졌다.
9억원 이하 구축 아파트 위주로 오름세가 이어진 가운데 강남권에서 초고가 아파트 거래가 늘면서 전체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부동산114는 분석했다.
구별로 중구(0.16%), 구로구(0.11%), 종로구(0.09%), 서대문구(0.08%), 강동구(0.07%), 노원구(0.06%) 순으로 올랐다.특히 정부 규제와 코로나19 영향으로 하락세를 이어오던 강남구(0.02%)는 개포동 주공고층6단지, 압구정동 신현대, 대치동 한보미도맨션2차 등이 500만∼2500만원 상승했다.
실제 거래절벽을 이어오던 서울 아파트 거래가 지난 5월 들어 다시 반등곡선을 그리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0일까지 신고된 5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3879건으로, 4월 거래량(3019건)보다 28.5%(859건)나 늘었다.
5월 거래 신고기한이 앞으로 20여일 남은 만큼 격차는 더욱 더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추세를 감안할 때 지난달 아파트 거래량은 4월보다 2배 가량 많은 6000건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하락세가 두드려졌던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강북의 대표 지역인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의 거래가 활발했다. 4월 아파트 거래가 146건에 그쳤던 강남구의 경우 5월 들어 202건이 거래됐고, 서초구는 4월 92건에서 5월 139건, 송파구는 132건에서 200건 등 증가하는 추세다. 마포구(63건→105건), 용산구(31건→86건), 성동구(76건→103건) 등도 크게 증가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서울 집값 바닥론도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아파트 거래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최근 초저금리로 인해 시중에 돈을 많이 풀리다보니 집값 상승이 어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장 상승세로 돌아서기는 힘들 것이란 의견도 만만치 않다. 부동산114 통계가 실거래 가격이 아닌 부동산중개업소을 통한 호가를 반영하는데다 정부의 추가 규제도 예고된 상황이기 때문에 추가 상승은 힘들 것이란 전망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집값 안정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워낙 강한 만큼 주택시장에 이상 징후만 감지돼도 추가 규제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이라며 "강남 아파트값 하락폭이 다소 둔화될 수는 있으나 실제 거래 가격 약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