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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시가 자가망 기반 공공와이파이망 구축을 추진 중인 가운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이통사'가 해당 망 구축은 '전기통신사업법'상 위법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내보이고 있다.
올초부터 관련 업계와 관계부처가 해당 갈등을 빚어오고 있지만,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해 관련 논쟁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대규모 자가망 구축 사업인 '스마트 서울 네트워크(S-넷)'를 진행 중이다.
본 사업은 오는 2022년까지 1027억원을 투입해 총 4237㎞에 이르는 자가통신망을 구축, 이를 기반으로 2만 3750대의 공공 와이파이 공유기(AP)와 IoT기지국 1000개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10일엔 'S-넷' 1차 대상 지역으로 '성동구, 도봉구, 은평구, 강서구, 구로구' 5개 자치구를 최종 선정했다.
서울시는 '성동구 39억원, 은평구 33억원, 강서구 36억원, 구로구 17억원, 도봉구 16억원' 등 시비 총 140억원을 투입한다. 광통신망 332㎞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공공 와이파이 장비(AP) 1680대를 추가 구축할 예정이다.
그러나 과기정통부와 이통사는 서울시의 이 같은 독자 행보가 탐탁치 않은 모습이다.
서울시가 사실상 통신 사업자가 돼 망 사업을 자체적으로 수행하는 것은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이라는 주장이다.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르면, 경찰·소방 등 일부 공익 목적을 제하고 자가망을 '통신 매개 용도'로 사용해서는 안된다. 예컨대, 경찰이 내부교신 등을 목적으로 자가망을 사용할 수는 있지만, 단순 통신을 매개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기간통신사업자로 등록을 해야 맞다는 것이다.
통신업계 일각에선 지자체들이 관련 사업을 본격화할 경우, 자사의 전봇대 등 통신 관련 인프라를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아울러 이미 이통사들이 40만개 정도의 와이파이망을 전국에 구축해 놓은 상황에서 서울시의 자가망 구축은 혈세 낭비라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서울시는 '스마트도시법(스마트도시 조성 및 산업진흥 등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스마트도시법' 제42조는 비영리 목적의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자가망을 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에따라 서울시는 시민들의 통신기본권과 복지를 확대하는 개념으로, 관련 사업은 전기통신사업법이 아닌 스마트도시법의 적용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기정통부와 서울시가 해당 이슈 관련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 속 정부 차원의 '자가망 법률' 논란의 교통정리가 시급해 보인다"며 "그렇지 않으면 서울시 외 다른 지자체에서도 관련 논란이 또 일어 시장의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