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내내 운영 가능한 ‘모듈형 선별진료소’ 설치 등 과제병원계, 에어컨 지원비 포함 추가 예산확보 ‘절실’15일 강원, 경북 등 폭염특보 발령… 선별진료소 환경개선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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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주 인천의 한 중학교에서 코로나19 진단검사 업무를 보던 보건소 여직원 3명이 탈진해 쓰러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30도에 육박하는 온도에 방호복을 입은 상태로 근무를 하다보니 열사병 증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에 정부는 선별진료소 에어컨 설치 등 지원책을 꺼내 들었지만, 장기화되는 코로나19를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급한 불을 끄기 위한 에어컨 설치 물론 사계절 내내 운영 가능한 선별진료소를 구축하는 방향을 동시에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코로나19 대응 최일선에 서 있는 선별진료소 운영을 위해 정부차원의 안정적인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올해 폭염은 이미 시작됐다. 15일 강원, 경북지역은 폭염특보가 내려진 상태이며, 선별진료소 근무 의료진들의 어려움이 예상된다. 

    앞서 정부는 ‘하절기 선별진료소 운영수칙’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전국 의료기관 및 보건소에 설치된 선별진료소 614곳에 대해 냉·난방기 설치를 지원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의료기관의 경우 먼저 설치한 뒤 비용을 청구하면 전액을 지원받을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에어컨 설치비용 지원만으로는 장기적 코로나19 대응을 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이와 관련 김우주 교수(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는 “열악한 선별진료소의 상황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임시 컨테이너로 지어진 선별진료소를 사계절 내내 운영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여름 무더위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만을 고려할 것이 아니라 ‘스마트 음압격리 모듈’ 등을 선별진료소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지난 4월 초부터 국군의무사령부 관할 춘천병원 등 6개 군 병원에 순차적으로 설치해 선별진료소로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 음압격리 모듈은 감염병 관리를 위한 긴급 대응용 음압 텐트로 실내공기 정화와 살균, 음압 유지, 스마트 사물인터넷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김 교수는 “더위가 지나가면 또 추위가 찾아오고 여전히 화물이동을 위한 컨테이너에서 의료진들이 버텨야 하는 상황이다. 선별진료소 자체가 임시가 아닌 정상이 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만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과거 메르스 때는 이렇게 장기간 감염병 유행이 되지 않았으므로 버틸 수 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매우 다르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병원계는 정부의 에어컨 지원 방침 발표에 환영의 입장을 밝히면서 안정적 선별진료소 운영을 위한 추가 예산투입을 요청하고 있다. 

    실제로 정부는 1월부터 3월까지 232억6500만원 예산을 투입해 선별진료소 운영에 소요된 시설·장비 설치비용과 소모품 비용을 지원한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56% 수준의 지원만 있었다.

    정영호 대한병원협회장은 “4월부터는 선별진료소 운영과 관련한 예산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라 의료기관에 비용부담이 전가되고 있다. 정부는 추가예산을 투입해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책을 발동해 달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