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과 다른 차 없냐" 문의 잇따라마세라티 336대, 롤스로이스 59대, 벤틀리 78대 판매1억 넘는 차만 1만5667대… 70% 증가
  • ▲ 2019 서울모터쇼에서 공개된 포르쉐 신형 911. 최근 정식 판매를 시작했다. ⓒ뉴데일리
    ▲ 2019 서울모터쇼에서 공개된 포르쉐 신형 911. 최근 정식 판매를 시작했다. ⓒ뉴데일리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억대 수입 자동차 시장만큼은 ‘나홀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주 고객인 소득 최상위 계층이 경기에 덜 민감한 데다 ‘남들과 다른 차’를 타고 싶어 하는 욕구가 강해지면서 외려 판매가 폭증하고 있다. 주요 업체들이 앞다퉈 신차를 내놓을 정도다.

    2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1억원 이상인 수입차 판매는 1만5667대로 지난해 동기(9226대) 대비 69.8% 늘었다. 수입차가 가장 많이 팔렸던 2018년 1~5월(1만2617대)과 비교해도 24.1% 증가했다.

    업체별로 보면 독일 스포츠카 포르쉐가 판매 호조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 경신을 예고하고 있다.

    포르쉐는 지난 1~5월 국내 시장에 총 3433대를 팔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2347대) 대비 46.3% 급증했다. 특히 5월 한 달 동안 1037대를 팔아 2014년 1월 한국법인 출범 이후 월 최다 판매대수를 기록했다.

    올해는 신형 911과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 등을 앞세워 처음으로 1만대 판매 클럽 입성에 도전하고 있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스포츠카 람보르기니도 나란히 ‘역대급’ 실적을 올릴 것이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가장 값이 싸도 2억원이 넘지만 구입 문의가 말 그대로 폭증하고 있다. 

    람보르기니는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115대 팔렸다. 지난해 동기(28대)와 비교하면 310.7% 증가했다. 첫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우루스’ 출시 이후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상태다. 

    이 밖에 ‘억’ 소리 나는 마세라티(336대), 롤스로이스(59대), 벤틀리(78대) 등도 올해 판매에 탄력이 붙어 질주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가 극도로 위축됐으나 ‘무풍지대’로 남았다.

    업계는 유독 슈퍼카가 좋은 실적을 이어가는 데 대해 ‘남들과 다른 차’를 타고 싶어 하는 소비자가 많아졌다고 보고 있다. 가장 많이 팔리는 메르세데스벤츠나 BMW가 도로에서 자주 목격되곤 해 소위 ‘개성’이 많이 희석됐다고 봤다.

    실제 벤츠는 지난 1~5월 2만8696대를 판매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인 한국지엠3만1741대)과 맞먹는 수준이다. 이 기간 벤츠의 중형 세단 E300 4매틱은 4141대 팔려 나가 르노삼성 SM6(4044대)를 앞지르기도 했다.

    여기에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는 세금을 아끼는 기회가 됐다. 익명을 요구한 딜러사 관계자는 “고가 수입차를 찾는 소비자는 구매할 여력이 많고 경기나 판촉 할인을 신경쓰지 않는다”면서 “세금을 절약하는 것을 중요시하고 있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희소성 강한 차를 문의하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2011년부터 1억원이 넘는 수입차가 국내 시장에 쏟아졌었다”며 “양극화 현상을 반영하는 것인데 최근 들어선 가격이 3억원을 넘는 경우도 더 많아졌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