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자율주행, 중국·테슬라 등에 비해 늦은 편""격차보다 안전이 중요 … 앞으로도 안전에 집중할 것""기아는 정제되지 않은 다이아몬드 … 계속 도전할 것"
  •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5일 경기 용인 비전스퀘어에서 열린 '기아 창립 80주년' 행사 직후 취재진과 만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홍승빈 기자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5일 경기 용인 비전스퀘어에서 열린 '기아 창립 80주년' 행사 직후 취재진과 만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홍승빈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그룹의 자율주행 기술이 테슬라, 중국 업체 등에 비해 뒤처지고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다만 자율주행의 경우 안전성이 최우선으로 확보돼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며, 앞으로도 안전성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정 회장의 발언은 최근 테슬라의 자율주행(FSD) 기능 국내 도입과 송창현 첨단차량플랫폼(AVP)본부장 겸 포티투닷 대표의 사임이 겹친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 회장은 5일 경기 용인시 비전스퀘어에서 열린 '기아 80주년 기념 행사'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기술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저희가 좀 늦은 부분이 있고, 중국 업체나 테슬라가 잘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현대차그룹은) 모셔널을 열심히 하고 있지만, 격차는 조금 있을 수 있다"라면서도 "격차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앞으로도 안전에 좀 더 초점을 두려고 한다"라고 덧붙였다.

    모셔널은 지난 2020년 현대자동차그룹과 미국 자율주행 기업 앱티브가 설립한 합작사다. 미국에서 무인 자율주행 택시 상용화를 추진하는 등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울러 국내에선 최근 현대차그룹의 소프트웨어중심자동차(SDV) 사업을 이끈 송창현 현대차 사장이 사임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송 사장이 창업한 자율주행 스타트업 42dot(포티투닷)을 인수하며 자율주행 고도화에 나섰지만, 송 사장이 사임하면서 동력을 잃게 됐다.

    한편 이날 정 회장은 '기아가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과거에 저희가 많이 굴곡이 있었기 때문에 '도전'이라고 얘기하면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향후 기아의 사업에 대해선 "앞으로 갈 길이 더 멀기 때문에 잘 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크다"라고 대답했다. 이어 "많은 도전이 있어서 과거에 저희가 잘했던 부분 또 실수했던 부분을 참고삼아서 잘하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와 차별화되는 '기아만의 DNA'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기아는 정제되지 않은 다이아몬드라고 볼 수 있다"라며 "굉장히 원초적으로 강하고 개성이 있는데 그것을 잘 다듬으면 아주 훌륭한 보석으로 태어날 수 있는 그런 성질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