궂은 날씨에도 롯데百 노원점, 700명 넘는 인파 찾아오전 중 대기 마감… 대기표 1번 고객은 새벽 6시부터 방문'면세명품대전' 3개점포 오전 마감… 뜨거운 관심
  • ▲ 롯데백화점 노원점을 둘러싸는 '면세명품대전' 대기 줄.
    ▲ 롯데백화점 노원점을 둘러싸는 '면세명품대전' 대기 줄.
     “죄송하지만 이제 더 이상 번호표를 발행하지 않습니다. 입장이 힘든 상황입니다.”

    안내원의 말에 롯데백화점 노원점을 찾은 30대 여성은 어두운 표정으로 한숨을 쉬었다. 시간은 오전 11시 10분. 입장이 시작되고 불과 40분이 지난 시점의 일이다. ‘면세명품대전’ 프리 오픈(Pre-open) 행사를 진행한 롯데백화점 노원점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700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25일 오전에 찾은 롯데백화점 노원점은 장마가 이어지는 궂은 날씨에도 불과하고 오전 8시부터 명품을 구매를 위한 소비자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롯데백화점 노원점은 롯데프리미엄아울렛 파주점, 기흥점과 함께 ‘면세명품대전’ 프리오픈을 진행하는 점포 중 하나다. 26일부터 진행되는 ‘대한민국 동행 세일’에 하루 앞서 진행된 만큼 명품 물량 소비를 걱정하는 소비자들에게는 핫한 매장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온라인몰에서 면세점의 명품 재고를 판매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보고 구매할 수 있게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 롯데백화점 노원점 곳곳에 자리한 '사회적 거리두기' 안내 직원들.
    ▲ 롯데백화점 노원점 곳곳에 자리한 '사회적 거리두기' 안내 직원들.
    실제 번호표 1번을 받은 50대 주부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입구에서 대기했다고 한다. 아들의 지갑을 구매하기 위해 매장을 찾았다는 그는 “마음에 드는 상품이 있는지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오전 9시가 됐을 때 발행된 번호표는 약 50번대. 하지만 대기 순번이 늘어난 것은 이 때부터가 본격적이었다. 9시 30분 기준 140번을 넘긴 대기순번은 10시 10분 기준 240명으로 늘어났고 10시 20분에는 328명을 기록했다. 

    행사장의 오픈시각은 10시 30분. 이후에도 사람들은 급격하게 몰려들어 노원점을 애워 쌌을 정도다. 10시 40분 기준 번호표는 500번대를 넘어섰고 이어 11시에는 700번을 넘겨 사실상 입장이 마감됐다. 

    노원점은 프리오픈이 진행되는 다른 점포보다 두 배 이상 넓은 약 100평 규모로 진행돼 하루 영업일 동안 총 1200~1500명을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백화점 측은 700번 이상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700번대 이상이면 남은 명품 재고가 모두 소진 될 것으로 판단했다”며 “기다린 고객 입장에서는 아쉬움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더 이상 번호표를 발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명품 재고의 판매는 그야말로 '불티'가 났다. 백화점 측에서 1인당 동일 상품 복수 구매를 금지했지만 여러 상품을 들고 매장을 나서는 소비자들의 풍경도 심심치 않게 목격됐다. 

    이날 노원점에서 판매된 브랜드는 지방시, 생로랑, 알렉산더 맥퀸, 구찌, 발리, 펜디, 보테가베네타, 페라가모 등 10여 종이다. 상품별 재고수가 적게는 3개 뿐인 것도 있었기 때문에 후순위 대기자들은 창밖에서 바라보며 발을 동동 굴리는 상황도 연출됐다.

    다른 점포의 상황도 비슷했다. 파주점은 10시30분 오픈 당시 대기표가 300명, 기흥점은 230여명에게 나갔다. 이들 점포도 모두 오전 중 입장이 마감됐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3개 점포의 명품면세대전 매출은 5억4000만원을 기록했다. 오픈 5시간 만에 일 목표 매출의 약 100% 이상 달성한 셈이다.

    100번대 번호표를 받은 한 소비자는 “명품 재고 할인을 기대하면서 일찍부터 와서 기다렸다”며 “예상보다 사람이 많아 놀랐다”고 전했다. 

    방역을 위한 롯데백화점의 준비도 철저했다. 대기중인 고객이 마스크를 벗지 못하게 하고 동시에 직원들이 곳곳에서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해달라”며 줄 간격을 조정했다. 행사장에는 20분 단위로 40명씩 입장이 가능하도록 해 인파가 몰리는 상황을 막아냈다. 행사장 입구에 공항에서 쓰이는 열감지 및 방역기가 설치된 것도 특징. 

  • ▲ '면세명품대전' 행사장은 입장 인원수를 통제하고 있어 비교적 한산했다.
    ▲ '면세명품대전' 행사장은 입장 인원수를 통제하고 있어 비교적 한산했다.
    이 때문에 짧은 시간에 700여명이 몰리는 행사에도 별 다른 해프닝은 발생하지 않았다는 평가다. 

    롯데백화점 노원점의 한 직원은 “노원점에서 오픈 전부터 고객들이 줄을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 고객들이 백화점을 둘러보면서 명품 재고 할인 외에 쇼핑의 기회가 늘어날 것 같아 기대가 높다”고 전했다. 

    실제 이 정도의 흥행은 롯데백화점 내부적으로도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명품 구매에 대한 ‘보복 소비’가 있었지만 비가 내리는데다 평일에 진행된 이번 행사에 이처럼 많은 인파가 몰릴 줄은 몰랐다는 것. 

    코로나19로 위기를 겪는 우리 사회에서 아직 명품에 대한 구매욕 만큼은 건제하다는 평가다. 

    한편, 이날 ‘면세명품대전’ 프리오픈을 진행한 매장은 정식 오픈이 이뤄지는 26일에는 물량이 거의 남아있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명품 재고는 소진 이후에는 추가로 입고되지 않는다. 

    따라서 26일 정식 오픈하는 ‘면세명품대전’에서 명품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프리오픈 점포 3곳을 제외한 영등포점, 대전점, 프리미엄 아울렛 김해점, 아울렛 광주수완점, 대구 이시아폴리스점 등 5개점을 방문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롯데백화점은 이번 오프라인 ‘면세명품대전’에 총 100억원 규모의 물량을 준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