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리조트 스위트룸 예약률 95% 달해 일부 식음료 작년 실적 웃돌기도외국인 관광객 공백 메꾸기는 역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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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국내 고급 호텔·리조트가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모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리조트의 올해 여름 성수기 7∼8월 스위트 객실 예약률은 90∼95% 수준에 달한다. 일반 객실 예약률이 80%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비싼 객실이 먼저 찬 셈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을 못 가게 되자 국내 여행으로 고급 여가를 경험하고자 하는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올 하반기 여수에 오픈하는 신규 호텔에 스위트 객실 88실을 마련하고, 내년에는 한화리조트 경주에 70실을 고급스럽게 리모델링하기로 했다.

    롯데호텔이 서울 잠실에 운영하는 최고급 호텔인 시그니엘 서울 역시 주말 투숙률이 9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롯데호텔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보다는 방역과 위생 관리를 중요시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고급 서비스 소비를 과시하는 '플렉스'(Flex) 문화가 더해지며 2030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롯데호텔 제주는 코로나19에 따른 제주도 방문객 감소로 이달 현재 전년 동기 대비 75% 수준의 예약률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휴가 최성수기인 8월로 갈수록 예약이 급증하고 있어 8월 초·중순 기간은 작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관측됐다.

    신라호텔은 올해 휴가철 7∼8월 투숙률이 6월보다 60% 증가했다.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역시 올해 6∼8월 주중 투숙 또는 예약한 내국인 고객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이 같은 현상은 객실 투숙에 그치지 않고 뷔페 등 호텔 내부 부대 식음료 매장 소비로도 이어지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운영하는 더플라자의 뷔페 등 식음료 매장 매출은 사회적 거리 두기가 생활 속 거리 두기로 전환된 지난 5월7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증가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외식업계가 어려운 상황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성과다.

    서울 신라호텔이 운영하는 뷔페 '파크뷰'의 지난달 매출은 코로나19 우려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이뤄졌던 올해 3월보다 40% 증가했다.

    롯데호텔의 올해 2∼5월 인룸 다이닝 서비스 매출 역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40% 이상 증가했다.

    롯데호텔은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서비스 선호가 늘어나 사적(私的) 서비스로 식사를 즐기려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인룸 다이닝 서비스가 포함된 '커플 패키지' 판매량은 올해 1분기 작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같은 현상만으로 호텔업계가 당면한 코로나 여파를 회복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고급 호텔을 채우던 미국·중국·일본 등 외국인 관광객의 발걸음이 끊긴 만큼 내국인 증가세만으로 이 간극을 메꿀 수는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 신라호텔의 올해 7∼8월 투숙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대비하면 45% 줄었다. 사실상 반 토막이 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비교하면 객실 매출이 20% 수준에 불과하다"며 "이 사태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만큼, 서비스를 더욱 고급화·차별화해 헤쳐나가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