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선포·해제 이후 주요국 한국향 여행주의보 발령여행업계 "인바운드 관광객 감소 우려에 긴장" 면세점업계 "임대료·특허수수료·고환율 삼중고에 사중고까지"
  • ▲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연합뉴스
    ▲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 이후 여행·면세업계가 초긴장 상태다. 세계 각국에서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발령하며 인바운드 관광객 감소가 불가피해진 데다, 면세의 경우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업황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영국, 미국 등 주요 국가는 자국민 보호를 이유로 여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영국 외무부는 "한국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깊이 우려하며 서울에 있는 영국 대사관이 상황을 계속 모니터하고 당국과 긴밀히 접촉 중"이라며 "현지 당국의 조언을 따르고 정치적 시위를 피하라"고 여행 경보를 발령했다.

    미국 국무부는 "잠재적인 혼란을 예상해야 한다. 평화 시위도 대립으로 변하고 폭력 사태로 확대될 수 있다"며 "시위 진행 지역은 피하라"고 당부했다.

    싱가포르와 우크라이나 등은 주한 대사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국 교민들에게 한국에서 벌어지는 상황과 관련해 침착함을 유지하고 현지 상황에 맞게 대응하라고 권고했다.

    주한 일본대사관 역시 한국에 거주하는 자국민에게 "구체적 조치는 불확실하지만 향후 발표해 유의해 달라"고 주의를 요구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한국 방문을 고려해볼 것을 권했다.

    최근 코로나19 타격을 겨우 회복한 여행업계는 또다시 불안에 떨게 됐다.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 누적 방한객 수는 1374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7% 증가하고 2019년 동기간 대비 94% 회복했다. 9월(146만4300명)의 경우 처음으로 월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가 코로나19 이전을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주요 국가의 한국향 여행주의보 발령에 따라 인바운드(국내 유입 관광) 관광객 감소는 불가피하다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

    하나투어, 모두투어 등 여행사를 비롯해 야놀자, 올마이투어닷컴 등 온라인 여행사(OTA, Online Travel Agency)는 아직 예약취소 등 가시화된 변화는 없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워낙 짧은 시간에 발생한 일이라 체감할만큼의 변화가 보이지는 않고 있다"며 "상황을 주의깊게 지켜보고는 있다"고 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두드러진 변화는 없지만 상황이 발생한지 얼마 되지 않아 예의주시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 ▲ 인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신세계면세점
    ▲ 인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신세계면세점
    면세점업계는 비상계엄 해제에 일단 급한 불을 껐다는 식의 안도는 하고 있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주요 일부 국가는 자국민 보호를 이유로 여행주의보를 발령하며 대응에 나섰기 때문에 국가 이미지 타격에 따른 외국인 관광객 감소 우려가 크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계엄령 선포에 따라 유통, 관광, 금융 등 국가 주요 산업군들이 마비 될까 우려 했었지만, 곧 해제돼 다행이다”면서도 “다만 국가 이미지 타격에 따른 후폭풍이 예상되어 지속적으로 동향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뜩이나 어려운 면세점 업황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불만도 나온다. 비상계엄 선포 이후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환율이 급등해 상황을 더 악화시킬 거란 우려도 뒤따른다.

    면세점 관계자는 “임대료, 특허수수료, 고환율에 삼중고를 겪고 있는데 계엄령 이슈까지 생기면서 사중고다”면서 “한국 여행에 대한 외국인들의 불안감이 확산될 경우 장기적으로 면세점, 여행사 등 관광업종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