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7일 코스닥 입성 계획… 공모가 4만6000원·경쟁률만 97대1 공모 자금으로 물류센터 구축 및 해외 시장 공략 박차실적 자신감 IPO도전… 불황과 코로나19 변수될 듯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내 패션업계가 위축된 상황에서 더네이쳐홀딩스가 기업공개(IPO)에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더네이쳐홀딩스는 이날부터 16일까지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을 거쳐 27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계획이다.
앞서 더네이쳐홀딩스는 지난 8~9일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를 4만6000원에 확정했다. 이번 수요예측에는 국내외 401개 기관이 참여해 8761만주를 신청, 단순 경쟁률 97.21대 1을 기록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총 공모금액은 552억원, 상장 후 시가총액은 3304억원 규모가 될 전망이다.
2004년 설립된 더네이쳐홀딩스는 의류·캠핑용품·캐리어 등 여행 관련 제품 및 콘텐츠를 생산·유통하고 있다. 2013년 내셔널 지오그래픽협회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면서 카이만 롱패딩·플리스 집업 등을 히트시켰다. 백화점·가두점·아웃렛 등 212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전개 중이다.
국내 비즈니스 성공 경험을 기반으로 내셔널지오그래픽의 해외 시장에도 문을 두드리고 있다. 지난해 9월 홍콩에 1호점을 연 데 이어 지난 3월 2호점을 열었다. 대만에선 현지 패션 유통회사와 손잡고 8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더네이쳐홀딩스가 상장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기업 가치가 정점인 지금이, 현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국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사업계획을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다른 기업들과 대조적이다.
실적이 밑바탕 됐다는 분석이다. 이 회사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7.2% 증가한 499억원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50% 성장한 8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2353억원, 98억원을 달성했다.
더네이쳐홀딩스는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신규 물류센터 구축과 신사옥 매입 등 급증하는 시장 수요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상장 후 내셔널지오그래픽 해외 시장을 홍콩, 대만에서 아시아 전역과 서구권까지 본격 확대할 계획이다. 브랜드 포트폴리오도 다각화한다. 내셔널지오그래픽 키즈를 패밀리 브랜드로 확장하고 신규 브랜드 NFL을 육성해 지속 성장의 기반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더네이쳐홀딩스 관계자는 "국내 시장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사업의 저력을 증명한 무대"라며 "상장 후 중국, 호주, 뉴질랜드, 인도 등 글로벌 시장 확대를 통해 글로벌 시장지배력을 강화하고 미래 성장동력이 될 NFL을 메가 브랜드로 키워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전문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선 상황을 지나치게 낙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시각도 있다. 몇 년째 패션업계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까지 더해지면서 주요 패션 업체의 실적이 하락세다.
삼성물산 패션부문과 코오롱FnC는 올해 1분기 각각 310억원, 14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외출을 기피하면서 의류 구입 필요성이 줄어든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웃도어 업체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노스페이스는 2018년 대비 -11.7%, 블랙야크-13.3%, 네파 -12.1%, K2코리아 -12.4% 등 매출이 감소했다.
무엇보다 소비심리 위축이 장기화될수록 소비탄력성이 높은 패션업계의 매출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20년 6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는 81.8로 5월(77.6)보다 4.2포인트(p) 올랐다. 지난 2월(96.9) 이후 넉 달 만에 80을 회복했지만 아직도 금융위기를 겪은 2008년 9월(90.6)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인적 구조조정은 물론 임금을 반납하는 등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만큼 국내 패션 업황이 최악이다"라면서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있어 주요 고객사의 실적이 악화할 경우 영업활동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