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조건 충족에도 HDC '묵묵부답'에어부산·서울 '분리 매각설' 다시 회자TF 등 앞선 보도에 '냉가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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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아시아나항공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무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러시아 기업결합심사 등 거래 선결 조건을 모두 완료했지만 HDC는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아시아나와 금호는 딜 무산에 대비한 ‘플랜B’를 준비하는 분위기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는 HDC의 거래 포기 대안을 고민 중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방안 마련에 나섰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가장 높은 가능성이 점쳐지는 대안은 ‘분리매각’이다. 채권단인 산업은행은 그간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 에어서울을 한꺼번에 파는 ‘통매각’을 고수했다. 에어부산은 아시아나가 지분 44%를 가진 관계사, 에어서울은 100% 자회사인 저비용항공사(LCC)다.

    분리매각을 위해서는 회사별 노선조정이 필수적이다. 에어서울, 에어부산을 ‘팔릴만한 매물’로 만드는 작업이다. 아시아나 매각 초기 다수의 인수후보자는 분리매각을 선호했다.

    에어서울은 수익이 떨어지는 아시아나의 비주력 노선을 운항 중이다. 취항지 대부분이 우베, 시즈오카 등 비교적 수요가 적은 일본 소도시다. 노선별 수익이 좋지 않아 2016년 출범 이후 꾸준히 적자를 냈다.

    업계는 아시아나가 에어서울로의 중국, 일본 주요 노선 분배를 검토할 것으로 내다본다. 에어부산의 경우에도 매물가치 상향을 위해 동남아시아, 주요 중거리 노선을 분배할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보유한 44%대 지분은 경영권 행사가 제한적이라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노선 분배 시 아시아나 자체 매물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은 변수다. 중국, 일본, 동남아 등 ‘알짜 노선’을 나눠줄 경우 새 인수자 물색 등 재매각이 순탄치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산업은행과 금호산업 등 거래 당사자를 설득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그간 통매각을 고수하던 산은의 입장 변화가 가장 중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에는 코로나19 등 딜 초기와 상황이 크게 달라진 만큼 산은이 전향적인 안을 받아들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하루라도 빨리 팔려야 하는 아시아나와 금호는 분리 매각뿐만 아니라 다양한 안을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다만 업황 회복이 더뎌 노선 분배 등을 고려해도 그 효과가 매물 가치에 온전히 반영될지는 미지수”라고 분석했다.

    아시아나는 관련 TF 구성에 대해 부인했다. 분리매각 등 이후 대안을 고려한적 없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거래 관련 TF 구성과 이후 대안 검토 등 관련한 움직임은 전혀 없다”면서 “HDC 측이 파견한 인수단과 근무 중인 현재 상황상 관련 팀 구성은 사실상 힘든 이야기”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