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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 속에 국내 증시 상승을 견인했던 '동학개미'들의 관심이 장외주식 거래시장으로도 향하고 있다.
22일 금융투자협회 종합통계포털에 따르면 금투협이 운영중인 장외주식거래시장(K-OTC)의 올해 누적 거래대금은 지난 21일 기준 623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동기간 3595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73.5% 급증했고, 7개월 만에 이미 지난해 연간 거래대금(9904억원)의 절반을 넘어섰다.
이 기간 일 평균거래대금은 45억원으로 지난해(26억원)보다 71% 넘게 늘었다. 지난 21일 일일 거래대금은 91조7734억원, 시가총액은 14조6954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코로나19로 국내 증시가 냉각됐던 지난 3월 중순 K-OTC 시장도 직격탄을 맞았다. 연초 14조3569억원을 넘어섰던 시가총액은 코로나19 확산이 절정이던 지난 3월 중순 10조8364억원까지 줄어들었다.
최근 K-OTC 시장이 다시 뜀박질하는 이유는 정부의 유동성 정책에 따라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장외주식으로도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침체됐던 기업공개(IPO) 시장을 후끈 달아오르게 했던 SK바이오팜의 역대급 흥행 성적도 비상장 주식 투자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올린 배경으로 꼽힌다. 이전 상장을 앞둔 유망 종목들을 중심으로 거래량이 급증하는 등 투자자들이 지분 선점에 나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코로나19 국면에서 국내 증시를 주도하고 있는 언택트주와 바이오기업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장외시장으로도 확산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21일 기준 K-OTC시장 내 거래대금 상위 10위 업체에는 아리바이오·비보존·와이디생명과학·오상헬스케어 등 바이오 관련주와 게임개발업체 스포라이브·소프트웨어업체 티맥스소프트 등 언택트 종목들이 이름을 올렸다.
이명선 신영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지원 정책과 비대면 의료 서비스 시행, 내달 첨단재생바이오법 시행 등을 앞두고 있어 관련 바이오텍 기업들의 정책적 수혜가 기대되는 상황"이라면서 "제약·바이오섹터는 이달 SK바이오팜 상장, 무상증자 결정 등으로 유동성 장세에 유동성을 더하는 이벤트들이 계속돼 지금의 주가 추이는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주춤했던 장외시장이 최근 다시 살아나고 있는 만큼 중소·중견 벤처기업 중심의 K-OTC의 순기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세제 혜택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5월30일부터 K-OTC 시장 거래 주식에 대한 증권거래세율을 기존 0.3%에서 0.25%로, 코넥스 거래세율은 0.1%로 내렸다.
이환태 금융투자협회 K-OTC부장은 "지난달 기획재정부에서 발표한 금융세제 선진화 추진 방향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모험자본 활성화 취지를 감안할 때 K-OTC도 코넥스 시장과 동일한 수준의 세제 혜택 적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위원회 규제입증위원회는 최근 모험자본 공급 활성화를 위해 K-OTC 관련 제도 개선을 결정했다. 여기에는 투자자가 사업보고서 제출대상 비상장기업 주식을 K-OTC시장에서 매도하는 경우는 청약권유자 수에서 제외하고, 증권사가 생산적 분야에 대한 자금공급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업무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