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힘이 2300선 상승세 견인할 전망미국 경기부양책 기대감·미중 갈등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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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일 상승 랠리 속 2300선에 안착한 코스피의 오름세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는 전주 대비 4.54% 오른 2351.67을 기록했다. 2차전지 관련 시가총액 대형주들이 강세를 보이며 2300선을 돌파한 코스피는 5거래일 연속 상승 랠리를 이어갔고, 4거래일 연속 연고점을 경신했다. 코스피가 2300선을 넘은 것은 지난 2018년 10월 2일 이후 1년 10개월 만이다.

    현재 코스피는 더딘 기업이익 개선 속도에도 연일 상승하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고조된 상황이다.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주가수익비율)은 12.8배로 급등했다. 이는 2007년이후 근 13년 만에 최고치에 해당한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초기 충격 시기에 기업 이익 전망 변화에 비해 코스피 과매도 국면이 심화됐던 것과는 정반대로 현재는 이익 전망 개선 정도에 비해 코스피 상승이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 일정부분 경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에도 코스피가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중의 넘쳐나는 유동성의 힘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번주 코스피 예상 등락범위를 2230~2390선으로 제시했다. 케이프투자증권 2230~2350, NH투자증권 2270~2380, 하나금융투자 2310~2390 등이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 주변자금은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에 따라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면서 "주식시장의 채권시장 대비 상대 기대수익률이 6%포인트를 상회하는 등 여전히 주식의 매력은 남아 있고, 각국의 정책 공조와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대감, 풍부한 유동성이 주식시장 상승을 견인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박석현 연구원도 "상승 국면에 접어든 12개월 선행 이익 전망 추이와 향후 이익 전망 개선 가능성을 기반으로 추가적인 주가 상승이 가능하고, 무엇보다도 향후 경제환경이 높아진 PER 레벨을 유지시킬 수 있다고 전망된다"면서 "높아진 PER 레벨만으로 코스피 추가 상승에 한계를 씌울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의 추가 부양책 합의 여부 등은 국내 증시의 상승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논의 중인 미국의 다섯번째 경기부양책 합의 과정상 잡음은 있지만 경기 회복의 연속성을 이어가야 한다는 초당적 협력의 틀은 양당 모두 공감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부양책 논의는 8월 둘째주 이전까지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높다"면서 "미국의 다섯번째 경기 부양책 합의가 증시 오버슈팅의 배경이 되는 가운데 글로벌 증시는 새로운 역사를 쓸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다만 오는 15일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 이행 여부를 대한 평가 회담을 진행한다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번 무역회담은 지난 1월 미국과 중국이 합의한 1단계 무역합의 내용의 이행 상황에 대해 평가하는 자리다.

    중국이 대미 수입 규모를 2년에 걸쳐 2017년 대비 2000억달러, 올해는 770억달러 늘리기로 했지만 아직 목표치 47%에 불과한 상황이다. 홍콩 국가보안법, 틱톡 등 중국앱을 이용한 개인정보 반출 등으로도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심한 상태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약속 이행여부, 영사관 폐쇄 등 경제적·정치적 이슈들로 잡음이 커질 것으로 보여 최악의 경우 미중 갈등이 최고조에 다다를 수 있다"며 "증시에 우호적인 분위기는 계속되겠지만 미국 고용지표 발표와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합의 이행여부 평가는 긴장감을 조성할 수 있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저금리 기조 속에 성장주에 유리한 환경이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노동길 연구원은 "하반기 V자 경기 회복 기대에 여전히 의구심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성장주 강세는 당분간 더 지속될 전망"이라면서 "성장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동시에 일부 밸류에이션 부담이 덜한 가치주에도 관심을 갖는 전략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한국투자증권 김대준 연구원은 "성장주 내에서 비중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면서 "전세계 코로나19 진정세를 감안하면 헬스케어, 소프트웨어 등의 코로나19 수혜주보다 실적 기대와 투자 모멘텀을 동시에 보유한 IT와 2차전지 중심으로 투자 바스켓을 편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