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영업손실만 '5조'2분기 7241억 적자… 1분기 대비 83% 개선정제마진 부진 여전… 코로나 재확산 우려 찬물상반기, 최악의 시기 지났지만… 불황 끝 예상은 여전히 불투명
  • ▲ 주유. ⓒ정상윤 기자
    ▲ 주유. ⓒ정상윤 기자
    정유4사가 2분기에도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사상 최악의 분기로 꼽히는 1분기에 비해서는 개선됐지만, 국제유가 하락과 정제마진 부진 여파가 여전한 것으로 판단된다. 3분기 흑자전환도 쉽지 않아 보인다.

    10일 잠정실적 보고서 분석 결과 에쓰오일, SK이노베이션, 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등 정유4사의 2분기 영업이익은 모두 마이너스(-) 7241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6909억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액의 경우 32조원에서 17조원으로 44.7% 감소했으며 순이익도 1471억원에서 -5460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매출액 45조원, 영업손실 5조101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매출액(63조원)은 28.1%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1조7203억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순이익도 6043억원에서 4조4562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온 정제마진 하락에 1분기 유가 급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실로 1분기 4조원대 손실을 입은 여파가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1분기에서 2분기 적자가 크게 줄어든 점은 긍정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석유제품 수요가 급감했던 1분기와 달리 2분기에는 전 세계 각국이 봉쇄정책을 풀면서 수요가 증가해 유가가 상승하면서다.

    또한 팔수록 손해가 커지는 상황이 되자 정유사들이 정기보수를 앞당겨 진행해 정유 부문 매출을 줄인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1분기에 비해서는 매출액의 경우 27조원에서 17조원으로 35.9% 감소했으며 영업손실은 4조3773억원에서 7241억원으로 83.4% 완화됐다. 순손실도 3조9102억원에서 5460억원으로 86.0% 개선됐다.

    특히 2분기 후반으로 갈수록 석유제품 수요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3분기에는 실적이 흑자전환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관측도 나온다.

    신한금융투자는 "정유사의 실적은 크게 유가와 정제마진에 의해 결정된다"며 "두 변수 모두 회복국면에 있는 만큼 3분기부터는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낙관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있다.

    정유사의 수익을 좌우하는 핵심 지표인 정제마진이 여전히 반등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7월5주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배럴당 -0.1달러로, 5월 초 -3.3달러에 비하면 개선됐지만, 여전히 마이너스인 상태다. 업계에서는 배럴당 4달러는 넘어야 손익분기점으로 보는데, 현재 상황에서는 팔수록 오히려 손해를 보는 셈이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원은 "최악의 정제마진이 이어지고 있는 등 7월 실적에 비춰보면 3분기 흑자전환을 이뤄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각국의 경제봉쇄 가능성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도입단가(OSP) 인상으로 정유사의 원가 부담이 상승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한 변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반기에 사상 최악을 겪은 만큼 갑자기 상황이 좋아지진 않을 것"이라며 "불황의 끝을 빠져나오는 시기를 선뜻 예상하긴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