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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식시장은 6거래일 연속 연고점을 경신하면서 코로나19의 충격을 모두 극복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향후 경제 반등 속도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증권가는 추가 상승 여력에 대해 비교적 낙관하는 모습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2.29포인트(1.35%) 오른 2418.67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 지난 2018년 6월 14일 이후 2년 2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최근 코스피 상승 배경에 대해 강봉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초저금리 유동성과 예상보다 양호한 상반기 기업실적, 내년도 이익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물론 포스트 코로나 시대 신성장 동력에 대한 기대감이 맞물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코스피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최근 코스피 하반기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면서 추후 상승 여력을 높게 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2480선, 삼성증권·하나금융투자·신한금융투자·유진투자증권 등도 밴드 상단을 2500선으로 기존보다 올려잡았다.
코로나 이전 수준보다 높은 주가 변동성과 우려에 비해 양호한 기업실적과 향후 성장 기대를 감안할 때 현재 주가가 왜곡됐다고 볼 수 없다는 분석이다.
허재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채권과 원자재 등 다른 자산들 대비 주식시장에 대한 경계감은 여전히 코로나 이전보다 높은 상태인데다가, 최근 기업 실적이 그간의 우려에 비해 나쁘지 않고 향후 기대는 개선되고 있다"면서 "반도체종목보다 자동차·화학 등 2차전지 종목 등 향후 실적기대에 따른 주가 차별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의 주가 수준이 거품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또한 동학개미의 매수세 열풍은 향후 증시 상승 여력을 높게 점치는 배경이다. 연초 이후 개인 투자자는 코스피에 대해 36조원, 코스닥에 대해 9조5000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단기간의 매수 규모로는 코스피 지수가 만들어진 1980년 이후 역대 최대치이다.
시중 유동성이 풍부한 가운데 과거와 달리 개인이 수급 주체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고, 개인의 수급 영향력이 지속된다면 기존 주도주들의 상승세 또한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현상을 경제 순환 사이클에서 접근해보면 현재는 뒤늦게 여름(실적장세)를 준비하는 늦봄"이라면서 "경제·기업이익의 추세적 반등이 연말로 갈수록 뚜렷해진다면 상승 여력은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원·달러 환율 하락세로 인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수급 변화도 향후 코스피 추세에 긍정적인 기대감을 주고 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달러인덱스 대비 원화의 절상·절하폭을 확인할 수 있어 달러인덱스와 원·달러 환율의 상대강도는 원화의 체력을 의미한다. 팬데믹 사태 이후 상대강도는 (-)영역에 머물고 있다"면서 "7월 중순 이후 상대 강도가 개선되면서 외국인 순매수가 유입되기 시작했는데,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이어진다면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질 개연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증시와 실물 경제 간 차이가 급격하게 벌어지는 등 주가수익비율(PER) 상승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다는 평가도 나온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증시의 주가순이익비율(PER)은 대부분 지난 5년 범위의 최고치를 크게 경신했다. 12개월 예상 PER 기준으로는 한국은 13배, 미국은 23.4배이고, 내년 PER은 한국 11.3배, 미국 21.5배이다.
강봉주 연구원은 "최근 10년간 12개월 예상 PER 최대치는 한국은 12배, 미국은 18배 정도였던 점을 고려할 때 현재 밸류에이션은 상당히 부담스운 것으로 평가된다"면서 "기존 소프트웨어·건강관리 등 주도주의 추가 상승보다는 최근 이익 전망치 개선 종목 중에서 주가가 덜 오른 종목·업종으로 순환매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