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은행 신용대출 연 1.74∼3.76%…1·2등급 직장인 2%대주담대 2.03∼4.27%보다 낮아…부동산 자금 신용대출로
  •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최근 신용대출 금리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전세자금대출 등 부동산 담보 대출 금리보다 더 낮아지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억제정책으로 주담대와 전세대출 통로가 좁아지는 상황에서 신용대출로 부동산 자금을 조달하려는 수요도 늘어날 조짐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14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연 1.74∼3.76% 수준인 반면 주담대는 연 2.03∼4.27% 수준이다.

    신용등급과 대출액에 따라 금리가 달라지지만 주담대에 비해 신용대출 금리가 하단과 상단 모두 낮다.

    직장인 가운데 신용 1∼2등급 상당수가 일반적으로 주담대보다 낮은 금리로 신용대출을 받는 현상은 사실상 처음이라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이같은 신용대출과 주담대 금리 역전 현상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우선 대출금리 결정 구조상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한 금리 하락 속도가 신용대출이 더 빠르기 때문이다.

    또 신용대출과 달리 주담대 등에는 은행이 부담하는 담보 설정 비용 등 고정비가 들어간다는 점도 차이를 키우는 요인이다.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으로 시작된 은행권 전반의 공격적 신용대출 금리 인하 경쟁도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이처럼 여러가지 요인이 한번에 작용하면서 나타난 신용대출-주담대 금리 역전은 은행권에서도 이례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부동산 대출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신용대출을 받아 주택자금 등에 활용하는 경우도 많을 것"이라며 "실제 시중은행에서 신용대출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신용대출이 부동산 자금으로 사용된다는 문제를 정부가 인식할 경우 신용대출 규제가 더욱 높아질 우려도 안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