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비 상승세 큰 미국증시로 직구족 움직임 활발…전년비 2.5배 넘는 거래액테슬라·애플·아마존 등 혁신기업에 관심 집중…증권사도 투심 잡기 노력 '활발'
  • "국내주식 답답해서 다 팔았습니다. 이제부턴 미국주식만 하려고요"

    해외주식 인터넷 카페에는 최근 이같은 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다. 글로벌 증시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강한 반등세를 보이자 해외주식 투자 열기는 점점 더 뜨거워지는 모습이다.

    국내 증시 상승을 이끌고 있는 이른바 '동학개미'들의 해외주식 투자는 '서학개미'라는 신조어가 나올 만큼 추세로 자리잡고 있다. 증권사들도 해외주식 거래 수수료 부담을 대폭 낮추며 이들 투심을 자극하고 있다.

    2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올 한해 외화주식 결제대금(외화증권예탁 결제처리금액)은 1076억달러(약 127조원)를 기록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해외주식 거래액 409억만달러의 2.5배에 달한다.

    서학개미들은 해외 주식 중에서도 미국 증시에 집중 투자했다. 미국 주식 거래액은 940억달러로, 전체의 87.4%를 차지했다. 이어 홍콩과 중국, 일본 증시도 그뒤를 이었다.

    종목별로는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테슬라·애플·아마존 등 혁신기업에 관심이 집중됐다. 

    31일 기준 거래액 90억달러를 기록한 미국 테슬라가 선두에 섰다. 이어 애플은 52억달러로 높은 거래량을 보였다. 테슬라와 애플은 이날 기준 액면분할을 진행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특히 뜨거운 종목이다. 아마존(40억달러), 마이크로소프트(39억달러) 등도 그 뒤를 이었다. 

    코로나19 이후 국내 증시도 유동성의 힘으로 상승세를 보였음에도 미국 주식의 성장성이 국내 주식 대비 높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코스피 지수가 지난 10년간 약 30% 오르는 동안 미국 뉴욕 증시 주요 지수인 다우존스산업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나스닥지수는 각각 174%, 217%, 419% 상승했다. 

    특히 글로벌 증시 상승세는 성장성과 수익성을 모두 갖춘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 매력도가 부각되고 있다.
  • ▲ ⓒ각사 제공
    ▲ ⓒ각사 제공

    서학개미들이 맹위를 떨치자 최근 증권사들은 국내주식 투자에 비해 부담이 컸던 해외 주식수수료 부담을 대폭 낮추며 투심을 자극하고 있다.

    KB증권은 해외주식을 최초로 거래하는 고객 중 이벤트 신청 고객을 대상으로 미국·중국·홍콩·일본시장 거래 시 업계 최저 온라인수수료 0.07%를 제공한다고 지난 1일 밝혔다.

    대신증권은 9월말까지 해외 증권계좌를 온라인으로 신규 개설하면 미국 주식 거래수수료(0.08%)를 평생 할인해준다. 환전수수료의 경우 연말까지 금액 조건 없이 95% 할인 받을 수 있다. 키움증권도 해외주식 수수료 0.1%, 환율 우대 최대 95% 적용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삼성증권은 신규 고객에게 온라인 해외주식 수수료를 0.25%에서 0.09%로 내렸다. 신규 온라인 고객을 대상으로 국가별 최대 95%의 환율 우대 혜택도 제공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영향에 따른 3월 증시 급락 이후 해외주식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는 가운데 해외주식을 처음 거래하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며 "해외 주식 관심도가 높아졌지만 국내주식과 비교하면 아직 초기 시장으로, 거래 시장 선점과 잠재적 고객 확보를 위해 각종 공격적인 이벤트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