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74억 달러 흑자…상품수지 개선수출입 전년 대비 5개월 연속 감소세 수출보다 수입 감소폭이 더 커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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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여파로 수축됐던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9개월 만에 최대 흑자를 기록했으나 여전히 수입보다 수출이 더 큰 폭 줄어 '불황형 흑자' 그림자를 지우지 못했다.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7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74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19년 10월(78억3000만 달러) 이후 9개월 만에 최대 흑자 규모다. 앞서 4월(-33억3000만 달러) 9년여 만에 역대급 적자를 기록한 후 5월 흑자로 전환한 바 있다.

    경상수지는 국가 간 상품 및 서비스의 수출입, 자본 도오 등 생산요소의 이동에 따른 대가의 수입과 지급을 종합적으로 나타낸다.

    코로나19 여파에도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나아진 것은 수입이 크게 줄어든 반면 수출이 상대적으로 덜 감소하면서 상품수지가 나아진 덕분이다. 여기에 서비스수지 적자폭이 축소된 것도 한몫했다.

    하지만 수출입 모두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고, 수입 감소폭(-14.2%)이 수출 감소폭(-10.8%)보다 더 크게 줄어 흑자가 나면서 여전히 불황형을 띄었다.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52억2000만 달러 감소한 432억 달러를 기록했다. 글로벌 교역 위축으로 석유류, 자동차부품 수출 중심으로 부진을 이어간 게 영향을 미쳤다.  

    수입도 전년 동월 대비 60억1000만 달러 감소한 362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생산 및 투자가 위축된 가운데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에너지류 가격 약세로 원자재 중심으로 감소했다. 

    상품수출에서 상품수입을 뺀 상품수지는 69억7000만 달러 흑자로 전년 동월 대비 흑자폭이 7억9000만 달러 확대됐다.

    한은은 올해 상품수지 흑자 규모를 640억 달러로 전망했다. 하지만 1~7월 누적 상품 수지는 309억 달러로 전망치에 절반도 미치지 못한 상태다.

    이성호 경제통계국 금융통계부장은 "작년 상·하반기 상품수지 흑자폭은 각각 369억 달러, 400억 달러였고, 올해는 각각 240억 달러, 400억 달러"라며 "작년과 올해 상·하반기 비율 차이가 있고 이달 흑자 규모 정도면 전망 범위 내라고 본다"고 판단했다. 

    한편 7월 서비스수지는 -11억1000만 달러 적자로 전년 동월 대비 적자폭이 4억4000만 달러 축소됐다. 코로나19 여파로 입·출국자수 급감이 지속됐으나 여행수지 적자폭이 7억6000만 달러 줄어든 영향이다. 

    본원소득수지는 국내기업의 해외법인으로부터 받은 배당수입이 감소한 탓에 전년 동월 대비 흑자폭이 5억2000만 달러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