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점검시스템’ 도입… 책무 이행 전산화우리은행, 전자결재 시스템에 책무구조도 개념 도입국민은행, 전담조직 'KB책무관리실' 신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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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한은행을 시작으로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모두 다음달 말까지 금융당국에 책무구조도를 제출하고 시범운영에 돌입할 전망이다. 

    금융사고 예방을 목적으로 도입하는 책무구조도는 금융회사 주요 업무에 대한 최종 책임자를 사전에 특정해 두는 문서다. 금융사고가 발생하면 책무구조도에 기재된 담당 임직원은 물론 CEO(최고경영자)까지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것이 핵심이다.

    금융권에서는 각 사의 책무구조도 내용에 큰 차이가 있기 어려운 만큼 이를 실행할 운영시스템에서 사고 예방의 실효성이 판가름 날 것으로 보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부터 책무구조도 시범운영에 돌입한 신한은행은 임직원의 책무 이행을 뒷받침하기 위해 ‘책무구조도 점검시스템’을 도입했다.

    점검시스템에서는 책무구조도에 기재된 책임자가 일별 혹은 월별 등 주기에 따라 본인이 챙겨야 할 점검사항을 확인하고 검사 결과와 개선조치들을 관리할 수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책무구조도가 시행되면 영업점과 본점의 부서장들이 1차적인 점검 책임을 갖게 된다”면서 “각 책임자가 어떤 것을 해야 하는지 쉽게 알아보고 이행할 수 있도록 전산 시스템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책무 이행 내용이 전산기록에 남는 만큼 부서장에서 은행장까지 이어지는 내부통제 점검과 보고가 빠짐없이 이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한은행 외 다른 은행들도 대부분 책무구조도 작성을 마무리하고 운영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작업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업권별로 책무구조도에 담긴 내용은 대동소이할 수밖에 없다”면서 “앞으로 어떻게 운영해 안착시킬 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리은행도 신한은행처럼 책무구조도를 뒷받침할 전산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전자결재 시스템에 책무구조도 개념을 도입하는 형식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책무구조도 작성을 마무리하고 전산시스템 개발 막바지 단계에 있다”면서 “10월말 전에 시스템 개발과 책무구조도 제출을 완료하고 시범운영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책무구조도 도입을 앞두고 관련 조직을 신설‧강화하는 곳들도 있다. 

    KB국민은행은 책무구조도 시범운영에 참여하기에 앞서 최근 책무관리 업무를 총괄하는 전담 조직인 ‘KB책무관리실’을 신설했다. 

    KB책무관리실은 준법감시인 산하에서 책무구조도 운영 및 이행점검 등 은행의 책무관리 업무를 전담하며 새로운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NH농협은행은 지난달 이사회 내 내부통제위원회를 설치했다. 내부통제위원회는 향후 책무구조도에 따른 경영진의 내부통제 준수 여부 등을 점검하고 평가하게 된다.

    책무구조도 도입을 담은 지배구조법 개정안은 지난 7월부터 시행됐지만, 금융사가 금융당국에 책무구조도를 제출한 시점부터 내부통제 관리의무가 적용된다.

    5대 은행은 다음달 말까지 모두 책무구조도 제출을 완료할 계획이다. 

    은행의 책무구조도 제출 기한은 내년 1월 2일까지지만, 다음달 말까지 제출을 완료해야 시범운영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시범운영에 참여한 금융사에 대해 수정·보완 등 컨설팅을 제공하고 내부통제 관리의무 위반 등에 대해 제재하지 않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대부분이 시범운영 참여를 결정한 만큼 제출 날짜는 중요하지 않을 것 같다”면서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취지에 맞게 시스템을 잘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