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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이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영업점 직원들에 대한 재택근무에 돌입한 가운데 이런 움직임이 은행권 전반으로 확산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4일 한국노총 전국금융산업노조 박홍배 위원장, 민주노총 사무금융노조 이재진 위원장,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과 노사정 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비대면 금융환경조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코로나19 확산세를 고려해 영업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이날 금융노조는 금융위와 협회 사용자 측에 "기업은행의 영업점 재택근무를 모범사례로 삼아 모든 은행 영업점이 재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금융위와 은행연합회 측은 "코로나 상황을 지켜보며 재택근무를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금융위 차원에서 은행권에 영업점 재택근무를 독려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은행은 지난 3일부터 오는 16일까지 2주간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본점은 전체 인원의 3분의 1, 일선 지점은 5분의 1이 순환 형태로 재택근무 중이다. 대상은 팀장급 이하 전 직원이다. 재택근무 중인 지점 직원들은 할 수 있는 업무가 제한적이라 법정의무교육 위주로 실시하고 있다.
금융노조의 요구에 따라 타 은행들도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영업점들에 대한 방역대책 등 재택근무를 검토 중인 상황이다.
일부 시중은행들은 현재 본점 직원에 대해 10%~40% 정도를 재택근무나 대체사업장 근무로 전환했으며, 영업점은 근무직원 분산을 위해 휴가나 유연근무를 권장하고 있다.
영업점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더라도 해당 영업점 직웓들은 코로나 진단검사 후 다른 영업점에 차출돼 다시 영업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노조 차원에서 재택근무 확대를 금융당국에 요청하면서 지난번 은행 영업점 근무시간 1시간 단축을 노사가 합의한 것처럼 영업점 재택근무도 전체로 확산할지 주목된다"며 "은행들은 코로나 확산 추이를 보며 도입을 검토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만 기업은행은 특성상 기업고객이 대부분이라 영업점을 재택근무로 전환하더라도 큰 문제가 없다는 시각인 반면 시중은행은 인력 규모나 일반 고객들이 많은 불편을 겪어 쉽사리 도입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