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CO, 중공업에 매각… 생산-판매 시너지 확대 7만평 안양공장 부지 중 1만평 매각 검토수소·IT 신사업 진출 전망
  • ▲ ⓒ뉴데일리
    ▲ ⓒ뉴데일리
    효성그룹의 지주사인 (주)효성이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자산 매각에 나서고 있다. 

    우선협상자를 선정한 효성캐피탈를 필두로 미국 판매법인과 안양공장 부지 등 잇따른 자산 매각을 통해 6000억원 규모의 실탄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확보 자금은 향후 수소나 IT 기술을 앞세운 신사업에 투자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17일 효성그룹은 (주)효성이 미국 판매법인 HICO를 중공업에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공업이 보유한 생산법인과의 시너지 효과를 확대하는 한편, 효성의 유동성을 확보하는 차원이다. 

    중공업이 보유한 생산법인은 미국에 있는 미쓰비시 초고압기 공장(MEPPI)으로 지난해 12월 4650만 달러(한화 500억원)에 인수했다. 현지 생산기지 확보로 안정적인 제품 공급과 함께 시장경쟁력 강화를 기대했지만 판매법인이 분리돼 있어 아쉽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효성은 이번에 판매법인을 효성중공업에 넘기면서 현금을 확보하고 계열사 사업 경쟁력도 키울 수 있게 됐다.

    안양공장 부지 일부도 매각할 계획이다. 총 7만5000평 중 1만여평을 효성중공업이 지분 40%를 보유한 에브리쇼에 넘기는 방안이다.

    공장 부지 전체의 장부가액은 4780억원이며 1만평을 매각한다고 가정하면 대략 635억원 수준이다. 업계에선 실제 가격은 이보다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측은 "유동성 확보 방안으로 비핵심 자산 매각을 계획하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주사 전환을 위한 마지막 과제였던 효성캐피탈 매각 작업은 막바지다. 지난 15일 새마을금고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다고 공시했다. 

    효성이 효성캐피탈 매각에 성공하면 지주사 체제 완성뿐만 아니라 재무구조 개선도 가능해 진다. ㈜효성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별도기준)은 29억6400만원이다. 2018년 말에 비해 큰 폭으로 줄었지만, 차입금 규모는 8억원에서 345억원으로 늘었다.

    효성이 효성캐피탈에 이어 잇따른 자산매각에 성공하면 단숨에 거액의 현금을 손에 쥘 수 있다. 재무구조 개선과 함께 신사업을 위한 투자 재원을 확보할 수 있어 효성 입장에서 매각 작업에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효성은 유동성 확보를 통해 수소나 정보기술(IT) 관련 사업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효성중공업은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에 뛰어들며 정보기술(IT)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효성중공업의 자회사 '에브리쇼'는 데이터센터 신규 사업을 위한 318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하기도 했다. 

    또 효성은 정부의 '그린뉴딜' 기조에 발맞춰 지난해 대규모 탄소섬유투자에 이어 올해 세계 최대규모 액화수소 공장을 설립기로 했다. 효성은 지난 4월 세계적인 화학기업 독일 린데그룹과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양사는 2022년까지 3000억원을 들여 1만3000톤 규모의 액화수소 생산공장을 짓기로 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효성캐피탈의 매각가격은 4000억원 이상에서 결정될 것"이라며 "효성캐피탈 매각은 실적 부진에 따른 기말 배당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고 다양한 신사업 추진을 위한 투자재원을 확보했단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