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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도 펴보지 못한 신규 LCC들이 벌써 잊혀져 가고 있다.
코로나19 여파 속에 운항은 기약없이 미뤄지고 앉은 채로 고스란히 자본금만 까먹고 있다. 사업을 접을 수도 마냥 기다릴 수도 없는 딱한 처지로 벌써 경영난을 겪는 곳까지 등장했다.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 플라이강원의 얘기다.
청주공항을 거점으로 둔 에어로케이는 AOC 발급이 아직이다. 지난 2월 A320 1대를 처음 들여왔지만 한번도 날지 못한 채 공항 한켠에서 주기료만 내는 신세다.
당초 국토부로터 4~5월쯤 AOC를 발급 받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아직까지 심사중이다.
AOC는 항공 사업 면허를 취득한 이후 항공사가 실제 운항을 위해 발급 받아야 하는 운전면허증 같은 개념이다. 항공기가 있어도 AOC가 없으면 운항을 할 수가 없다.
현재 에어로케이는 가만히 앉아서 매월 20억원 가량의 손실을 보고 있다. 주기료를 비롯해 150여명 인건비 등 고정비 지출은 계속되고 있다. 자본금 481억원만 날리고 있는 셈이다.지난달 이사회에서 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지만, 대주주인 에어이노베이션코리아를 비롯해 다른 주주들이 불참해 난감한 상황이다.
에어로케이 관계자는 “AOC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며, 하루빨리 항공기 운항이 되도록 노력 중”이라며 “유상증자 관련해서도 다른 곳과 협의 중이지만, 물리적으로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천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에어프레미아는 되레 AOC 발급을 늦춰달라고 요청했다. 보잉의 제작이 지연되면서 당초 7월말~8월초로 예정된 B787-9 항공기 도입이 10월 이후로 미뤄진 상태다.
에어프레미아 관계자는 “국토부의 심사가 늦어진 것이 아니라 항공기 도입 일정이 지연돼 오히려 AOC 심사를 나중에 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10월말 항공기가 들어오면 현장검사 등을 거쳐 연내 AOC를 받고, 내년 초 취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본금이 470억원인 에어프레미아도 매월 10억~15억원 가량의 손실을 보고 있다. 부채는 없지만, 추가적인 자본확충이 필요하다.
에어로케이와 에어프레미아는 아직 AOC 미발급으로 취항도 못했기 때문에 정부가 지원을 해줄 수도 없다. 두 회사 모두 당장 급한 것은 AOC 발급을 통한 운항 시작과 추가적인 자금조달이다.
양양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플라이강원은 세 곳중 가장 빠른 2019년 11월 첫 취항을 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가장 일찍 피해를 보고 있다.
B737-800 3대를 운영 중이지만, 저조한 탑승률로 매월 30억원씩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이미 자본금 460억원 중 운영자금이 바닥난 상태로 알려졌다.지난 3월 추진했던 16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주주들의 불참으로 실패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강원도로부터 지원받던 운항장려금 30억원 마저 중단됐다. 올해 60억원을 지원 받았지만, 지난 4일 열린 강원도의회 경제건설위원회에서 지원을 끊어버렸다. 이는 내년도 지급 예정액을 코로나19 위기로 미리 받으려고 했지만, 예산 책정이 무산된 것이다.
플라이강원 관계자는 "30억원이 끊긴 것도 타격이 크지만, 대외적으로 플라이강원을 뒷받침해주던 강원도가 손을 빼는 것 같은 이미지를 준 것이 더 힘든 부분"이라며 "대외적으로 자금조달하는데 있어서 악영향이 우려된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