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금융지원으로 원리금 유예 내년 3월까지'빚폭탄' 떠안은 은행들…충당금 늘리기에 집중은성수 금융위원장 "방식 문제라면 살펴볼 것"
  •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은행들이 '빚 폭탄' 관리에 고삐를 당기고 있다.

    금융당국이 내년 3월까지 대출 원금과 이자 상환을 유예하면서 당장 여신관리가 어려워지자 대규모 충당금을 쌓는 방법으로 '자구책'을 마련한 셈이다. 

    덩치가 큰 기업들의 사정은 그나마 낫다. 하지만 소상공인과 중소, 중견기업의 경우 정부의 지원으로 원금과 이자 상환을 뒤로 미뤘을 뿐 내년 3월에는 원금 뿐만 아니라 이자에 대한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말 기준, 5대 시중은행(신한, KB국민, 우리, 하나, NH농협)의 코로나19 대출 원리금 유예 규모는 약 36조원에 달한다. 이들 5대 시중은행의 같은기간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260조9258억이나 된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들이 경영난에 대출을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

    국은행이 최근 내놓은 2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대출금 자료에 따르면 서비스업 대출 증가폭이 47조2000억원에 달했다. 또 자영업자 비중이 큰 도소매, 숙박, 음식점에서 18조8000억원이 늘었다. 이는 2008년 관련 통계작성 이후 가장 크게 늘어난 수치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수록 자영업자들이 은행에 기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은행도 여신관리에 다급해졌다. 소상공인 대출이 부실에 노출됐다고 판단하고 올 4분기에 충당금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지금껏 은행들은 소상공인 원리금 유예에 대한 충당금을 쌓지 않았다. 하지만 대출 규모가 커지면서 내년 상반기 '시한 폭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이같은 기류에서 선회했다. 

    특히 지난 15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소상공인 이자 납부 유예 규모는 174억원 규모였다. 또 개인사업자의 납부유예에 해당하는 대출 잔액은 1조700억원이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내년 3월 이자를 한꺼번에 납부하려면 상당수 채무자들이 큰 부담을 느낄 것"이라며 "은행 차원에서도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라 말했다. 

    이에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18일 국회에 출석해 "원금과 이자 상환은 (시기는) 본인 선택에 따라하도록 했다"면서 "일단 대출자들이 미리 이자를 내는 것보다 나중에 한꺼번에 부담이 되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다. 방식의 문제가 있다면 살펴보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