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추석 앞둔 마지막 교섭현대차·현대로보틱스 잠정 합의도 부담올들어 7차례 파업… 노조 해고자 복직 등 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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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휴가 전 해결을 목표로 했던 현대중공업 노사 갈등이 추석 연휴를 앞두고도 좀처럼 타결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최근 현대자동차와 현대로보틱스 노사가 임금협상에 잠정 합의하면서 현대중공업의 부담은 커진 상황이지만, 아직까지 입장차가 여전해 추석 전 극적인 합의에 이를 가능성은 희박한 상황이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24일 오후 추석 연휴 이전 마지막으로 66차 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22일 열린 65차 교섭에서는 지난 교섭에 이어 실무교섭을 진행한 뒤 본교섭을 진행했으나 공방은 여전했다.

    실무교섭에서 양측은 현대자동차의 잠정합의 소식을 공유하며 지난해와 올해 교섭을 원만히 빨리 끝내자는데 같은 입장을 밝혔으나 본교섭에서는 다시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한 채 의미있는 결과를 얻어내진 못했다.

    회사는 올해 임단협 교섭을 마무리하기 위해 노조에 구체적인 방안 제시를 요구했지만, 노조는 지난해 임협을 원만히 마무리하면 올해 교섭도 무리 없이 조속히 끝낼 수 있다는 의지를 밝혔다.

    다만, 양측은 교섭 타결의 계기를 만들어 추석 전에 협의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입장은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노조의 강경투쟁은 다시 이어졌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23일 오후 1시부터 전 조합원이 참여하는 4시간 부분파업에 나섰다.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하는 파업은 이번이 올해 들어 7번째다. 노조는 25일까지 간부급이 참여하는 부분파업에 나서는 등 강경투쟁을 이어갈 방침이다.

    앞서 노사는 지난해 5월 임단협 상견례 이후 65차례가 넘는 실무교섭과 본교섭을 진행했으나 협상에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고 있다. 상견례 이후 1년 넘는 시간이 지났지만 임금과 해고자 복직, 손배상 소송 등의 현안에서 이견을 보이면서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갈등은 좀처럼 풀리지 않을 전망이다. 노조는 지난해 5월 회사 법인분할 과정에서 벌어진 조합원 징계 및 해고자 문제, 손해배상 소송, 고소·고발 철회 등의 현안을 정리해야 한다는 요구다. 하지만 사측은 임금교섭과 무관한 현안을 분리하고 협상을 마무리 짓자는 입장을 지속하고 있다. 

    노사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피로감도 쌓이고 있다. 특히 최근 현대자동차 노조와 현대중공업 노조에서 분리해 나온 현대로보틱스가 잇따라 잠정합의를 이끌어내면서 현대중공업 노조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지난 21일 기본급 동결을 골자로 하는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도출에 성공했다. 현대차가 기본급을 동결한 것은 역대 3번째로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았던 2009년 이후 11년만이다.

    현대로보틱스도 다음날인 22일 기본급 인상을 골자로 하는 2년치 임금협상에 잠정 합의했다. 올해는 기본급 4만3000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격려금 100%+250만원 등에 합의했고, 지난해는 기본급 5만원(호봉승급분 포함), 격려금 100%+50만원 등의 내용을 담았다.

    현대중공업그룹은 '4사 1노조' 체계로 묶여있어 한 사업장이라도 임금 교섭이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 나머지 사업장도 교섭을 끝낼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중공업 노조가 1년 5개월 넘게 2019년 임협 타결을 성사시키지 못하자 현대로보틱스 직원들이 복수 노조를 만들어 임협에 나선 것이다.

    반면 현대중공업은 2019년 임협이 해를 넘기면서 2020년도 임단협은 시작도 못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5월 기본급 12만304원 인상, 성과급 250% 이상 지급 등이 담긴 2020년도 임단협 요구안을 회사에 전달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자동차와 현대로보틱스노조가 합의에 이르면서 지난해 임단협조차 마무리하지 못한 현대중공업의 부담이 커지게 됐다"면서 "교섭 마무리를 위해 해고자 문제 등에 대한 노조 입장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