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온라인 짝퉁 21만건 적발…가방이 31%SNS DM주문만 받고 위조상품 증거없어 피해 우려"소비자보호와 판매자 단속 동시에 이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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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소비가 늘면서 SNS에서 루이뷔통, 샤넬 등 고가 명품 브랜드를 위조한 이른바 '짝퉁' 제품 판매도 활개를 치고 있다.짝퉁 판매업자들은 대부분 카카오톡이나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DM)로만 주문을 받고 게시글에 가격을 표기하지 않는 등 위조상품 판매 증거를 남기지 않고 있어 이용자 주의가 요구된다.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규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특허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해 8월까지 네이버블로그, 카카오스토리, 쿠팡, 번개장터 등 전자상거래 업체에서 짝퉁제품 21만8170건이 유통되다 적발돼 판매 중지됐다.제품 유형별로는 가방이 전체건수의 31.7%인 6만9296건으로 가장 많았다. 읠 제품이 5만6799건(26%)으로 뒤를 이었고 △신발 3만9671건(18.1%) △소품 1만4321건(6.5%) △지갑 1만3899건(6.3%) △시계 1만2269건(5.6%) 순이었다.위조 상품 유통이 상대적으로 빈번한 인스타그램에서는 최근 2년간 짝퉁 가방 판매가 2만2174건 적발됐다.현재도 인스타그램에서 '짝퉁'을 검색하면 관련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이 9만여개에 달한다. '짝퉁지갑'이나 '짝퉁가방' 관련 게시글도 100건이 넘었다.짝퉁 판매업체들은 주로 중국, 홍콩 등 외국 공장에서 생산된 위조 상품을 사들여 국내 소비자들에게 되판매하는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 일부 업체는 소비자가 정품을 보여주면 거의 똑같은 위조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줄 수 있다고 현혹한다.인스타그램에서 짝퉁을 판매하는 A사에 79만원 상당 루이뷔통 클러치 사진을 보여줬더니 "13만원에 가능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또 다른 짝퉁 판매업체 B사는 470만원 상당의 샤넬 가방을 24만원에 구해줄 수 있다고 했다.당국의 상표권 침해 단속에도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B사 관계자는 "나처럼 일대 일로 파는 건 (당국이) 안 잡는다"며 "대량으로 한국에 유통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노동력 아깝게 나를 잡겠느냐"고 반문했다.전문가들은 위조 상품 거래를 막고 시장 유통질서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소비자 보호와 판매자 단속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서용구 숙명여대 교수(경영학부)는 "코로나19로 오프라인 매장에서 쇼핑할 수는 없지만, 명품을 사고 싶은 소비자 심리를 이용해 온라인에서 짝퉁 시장이 활발히 조성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어 "소비자들은 명품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는 성숙한 의식을 가져야 한다"며 "관련 당국도 꾸준히 위조 상품 판매업자를 색출하면서 짝퉁 시장을 위축시키는 쌍방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이규민 의원은 "코로나19로 온라인 거래가 더욱 늘어나고 있어 짝퉁 등 상표권 침해 상품 유통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정부당국의 단속 강화와 e커머스업체의 자정능력 강화로 소비자 권익을 더욱 보호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이와관련 특허청은 "위조 상품 거래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매년 재택 모니터링단을 120여명 정도 고용해 위조 상품 거래 사이트에 판매중지 요청을 보내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온라인 모니터링을 강화할 수 있도록 예산 심의 부처와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