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S/S부로 브랜드 중단 결정최근 백화점 매장 철수, 온라인·아웃렛 올해까지 운영불황·코로나19로 비효율 브랜드 구조조정 박차
-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기업인 한섬이 비효울 브랜드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패션시장이 제조·직매형 의류(SPA)와 수입 명품으로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소비 트렌드가 온라인으로 넘어가면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사업 체질 개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섬은 올해 S/S(봄/여름)부로 여성 캐주얼 브랜드 세컨플로어(2nd floor)의 전개를 중단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최근 세컨플로어의 백화점 매장을 철수했다. 아웃렛과 온라인도 재고소진 시까지만 운영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컨플로어는 백화점 매장을 정리했고 아웃렛과 온라인도 올해까지만 운영되는 걸로 안다"고 설명했다.
세컨플로어는 한섬으로 인수되기 전 SK네트웍스가 지난 2014년 론칭한 여성복 브랜드다. 새로운 스타일이 존재하는 공간이란 뜻에서 오즈세컨의 세컨에 공간 바닥을 의미하는 플로어를 결합했다. SPA 브랜드에 잠식된 국내 중저가 의류 시장에서 20~30대 여성 소비자를 겨냥했다.
세컨플로어는 한섬에 인수된 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워 티셔츠와 같은 단품 중심에서 아우터, 원피스, 데님류 등 복종 다각화를 통해 인지도를 높였다. 그결과 타임, 마인 등 비교적 고가인 다른 한섬 브랜드들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디자인과 소재는 좋아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아 왔다.
한섬은 최근 비효율 브랜드를 정리하거나 온라인 브랜드로 전환하는 등 몸집 줄이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회사는 지난 8월 이탈리아 남성복 브랜드 까날리를 전개하지 않기로 본사와 합의했다. 이에 따라 현대백화점 본점과 판교점에서 운영 중이던 까날리 매장을 지난달 말일부로 중단했다. 최근 몇년간 지미추, 끌로에, 벨스타프 등 10개 안팎의 브랜드 사업을 접었고 잡화 브랜드 덱케를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전환했다.
한섬의 이같은 움직임은 오랜 경기 불황으로 패션시장이 위축, 소비 양극화, 온라인으로의 소비채널의 이동 등 복합적인 요인이 합쳐진 결과로 풀이된다. 여기에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어려움이 가중됐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섬유산업연합회·트렌드리서치가 공동으로 진행한 코리아 패션 인덱스 리서치(KFI)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패션 시장 규모는 16조75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 감소했다. 한섬 역시 이 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5481억원, 434억원으로 각각 8.1%, 9.6%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급속도로 변하고 있는 유통 환경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브랜드 재편은 필수"라면서 "한섬뿐만 아니라 패션 기업들의 효율화 작업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한섬 관계자는 "세컨플로어 매장 축소는 있었지만 철수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