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변화 예상되는데 몇 시간 전 거리두기 발표 등 부작용 고령자-요양병원·젊은 층-주점 등 완화된 방역망에 집단감염 속출 ‘2주 평균 50명 이내’ 1단계 기준 무시… 확진자 소폭 줄었지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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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전환을 결정함과 동시에 감염관리 취약지대로 꼽히는 요양병원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뇌관이 터지고 있다. 그간 고위험시설로 분류돼 이용이 어려웠던 주점에서도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대국민 피로감을 풀고 경제 살리기 일환으로 결정된 사안이지만, 이 상태면 오히려 가을·겨울철 부작용이 심각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6일 기준 일일 신규확진자는 47명으로 전일 대비 63명이 줄었지만, 느슨해진 방역 인식은 언제 어디서 또 다른 집단감염을 발생시킬지 모르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준비 기간 없는 거리두기 단계 ‘깜짝 발표’다. 사회적으로 방역망 전환에 대응할 시간도 없이 하루도 안 걸려 하향조정한다고 결정하는 방식이다 보니 혼란이 가중되는 것이다. 

    지난 12일부터 적용됐던 1단계 거리두기 하향조정 발표는 전날인 11일 오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발표됐다. 

    당시 정세균 국무총리는 “2주간 국내 신규 확진자가 하루 평균 60명 미만으로 줄었고, 감염 재생산 지수도 ‘1이하’로 떨어졌다. 장기간 계속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많은 국민이 피로감을 느끼고 민생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적극 고려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발생하는 첫 번째 문제는 사회적 거리두기 적용기준 상 ‘2주간 평균 50명 이내’의 확진자가 발생해야 1단계 전환이 가능한 것인데, 사실 이를 준용하지 않은 채 결정을 내린 것이다. 

    또 다른 논란은 추석 이후 2주간 잠복기 마지노선인 오는 18일까지 상황을 지켜보고 거리두기 단계를 결정해야 했는데 이 역시 고려된 사안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와 관련 김우주 교수(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는 “정부는 깜짝쇼처럼 거리두기 전환을 발표하고 있다. 적어도 1~2주 전에는 어떻게 전환될지 발표하고 이에 따른 준비를 사회 각계에서 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영업자의 힘든 상황을 고려한 조치라고 하지만 확산세가 이어지면 오히려 피로감은 더 급증할 것이다. 느슨해진 방역 인식을 바로잡고 일일 검사수를 대폭 늘리는 등 변화된 방역방 가동이 절실한 때”라고 언급했다. 

    결국 1단계가 적용된 다음날인 13일부터 집단감염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지난 15일 기준 부산 해뜨락요양병원서 총 53명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사망자도 2명이나 나왔다. 고위험군 환자가 많은 상황으로 추가 감염 우려도 높은 사례로 꼽히고 있다. 

    인천 소재 주점 KMGM 홀덤펍(인천 만수점)에서 신규 집단감염이 확인됐는데 1단계 전환 후 영업을 재개하면서 확진자가 발생했다. 13일 첫 확진자 발생 후 접촉자 조사 중 12명이 추가로 감염 사실이 드러났다. 지표환자인 주점 종사자 1명과 방문자 8명, 이들 확진자의 가족 4명이다.

    즉, 1단계 전환 이후 고령자를 중심으로 발생하는 요양병원 감염과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주점 등 감염이 동시에 발생 중인 것이다. 

    다행히 16일 신규확진자는 50명 미만으로 줄어든 상태이지만, 하향조정된 거리두리 단계에서 집단감염이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은 농후하다. 

    한편, 정부는 다음 주부터 수도권 노인병원과 정신병원, 노인주간보호시설 종사자와 이용자 16만명에 대한 코로나19 전수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 부분도 ‘뒷북 방역’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요양병원 등에서는 외부인 차단으로 입원환자가 감염을 확산시킬 가능성이 낮아 출퇴근하는 직원들의 관리가 주기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전수조사 한 번으로 상황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 관점이 대응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