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빅테크 맞을 준비…금융 생태계 변화 골몰5년간 준비 거쳐 차세대 한은금융망 가동 성공적기존 금융사에서 핀테크사까지 참가 가능토록 해
  • 한국은행이 핀테크·빅테크 확산 등 IT 기술을 활용한 지급결제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번 차세대 시스템을 시작으로 지급결제 분야 혁신에 대응할 전략이다. 

    한국은행은 차세대 한은금융망 구축을 위해 5년간 기획·개발 및 테스트를 거쳐 이달 12일 성공적으로 가동했다. 

    한은금융망은 우리나라 유일의 거액결제시스템이다. 한은에 개설된 당좌예금계좌 및 결제전용예금계좌를 통해 금융기관 간 자금이체를 실시간으로 처리한다.

    지난 1994년 최초 가동 이후 혼합형결제, 증권대금동시결제 등의 도입으로 시스템이 복잡해지자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고, 2015년부터 차세대 시스템 구축 사업에 착수했다.  

    이번 차세대 시스템 구축이 결제방식 개선, 결제계좌 정비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만큼 시스템 안전성과 결제 효율성이 크게 제고될 것으로 보인다. 

    세부적으로 보면 시스템 부하를 가중시키는 양자 간 동시처리를 폐지하고 다자간 동시처리 실행주기를 30분에서 5분으로 단축했다. 

    금융기관이 자금이체를 위해 한은에 개설한 결제전용예금계좌를 폐지, 결제전용당좌예금계좌를 추가 개설해 참가기관의 일시적인 결제자금 부족시 한은이 유동성을 지원하는 일중당좌개출로 자동 실행되도록 했다.

    기존에는 결제자금 부족 시 참가기관이 당좌예금계좌로 일중당좌대출을 공급받은 후 이를 다시 결제전용예금계좌로 이체해 사용하는 불편함과 결제지연 리스크가 존재했다.

    장외시장 채권거래 시에는 예탁결제원 계좌 경유 없이 거래 당사자 간 직접 이체가 되도록 간소화하고, 대금이체를 다자간 동시처리 대상에 포함해 금융기관의 유동성 부담을 경감하도록 했다. 

    앞서 한은은 기존 금융회사만 참가할 수 있던 한은금융망에 핀테크, 빅테크 등 기업들도 들어올 수 있도록 참가제도를 개선했다. 핀테크 확산으로 지급결제시스템 참가기관이 늘어나는 것에 대비해 한은금융망의 개방성을 넓힐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은이 종합지급결제사업자로서 지위를 얻게 되면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ICT 기업들도 한은금융망에 참여할 수 있다.

    한은은 핀테크 기업 등에 소액결제시스템 참가가 허용될 경우 당좌예금계좌 개설, 한은 금융망 가입과 관련 제도를 정비할 계획이다.

    특히 빅테크 플랫폼 기반의 금융 생태계 변화에 따른 신성장 동력 확보가 필요한 만큼 이번 차세대 시스템 가동을 시작으로 지급결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지급결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연말에는 모바일 기기를 활용한 금융소비자의 결제서비스 편의 제고와 비용 절감을 도모하기 위한 '모바일 직불서비스'를 은행권 공동으로 도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