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국토교통부에 운송 사업자 신청서 제출아마존처럼 풀필먼트서비스 본격화… 물류 기업 변신당장 외부물량 배송 크게 늘리긴 어려울 거란 시선도
  • ▲ '로켓배송'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쿠팡이 택배사업 자격을 다시 취득하기로 했다. 쿠팡은 지난해 이 자격을 자진 반납한 바 있어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뉴데일리DB
    ▲ '로켓배송'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쿠팡이 택배사업 자격을 다시 취득하기로 했다. 쿠팡은 지난해 이 자격을 자진 반납한 바 있어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뉴데일리DB
    '로켓배송'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쿠팡이 택배사업 자격을 다시 취득하기로 했다. 쿠팡은 지난해 이 자격을 자진 반납한 바 있어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 물류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는 최근 국토부에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자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 자격을 취득하면 직접 매입한 제품들 배송 외에 외부 업체들의 제품도 배송하는 택배 사업을 할 수 있다.

    쿠팡은 지난해 내부 물량 급증으로 외부 택배 업무 처리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자격을 반납했었다. 택배 사업자는 내부 물량 외에도 외부 물량을 일정 부분 유지해야 한다.

    쿠팡 측은 “국토부에 관련해 신청서를 제출했다.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쿠팡이 2019년 자진 반납했던 택배사업 자격을 다시 취득하기로 해 그 배경을 놓고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쿠팡이 택배업 재추진 동력을 얻은 것은 올해 7월. 쿠팡은 롤모델인 아마존이 전 세계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FBA(풀필먼트 바이 아마존)’을 벤치마킹해 ‘로켓제휴’를 도입했다. 

    쿠팡이 입점 판매자의 물류를 종합 대행해주는 서비스로, 운송비를 절감해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그러나 국토교통부로부터 운송사업 허가를 받지 않고 제3자의 물건을 배송할 수 없어 이번에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그동안 입점 판매자의 상품을 매입해 로켓제휴 서비스를 유지해왔던 것으로 보고 있다.

    쿠팡의 알고리즘이 필요한 재고를 예측해 판매자에게 전달하면 판매자가 쿠팡의 물류센터에 상품을 입고하고, 이를 쿠팡이 다시 매입하는 방식이다. 최근 제3자 물량의 비중이 전체의 30%까지 증가하면서 본격적으로 택배업 진출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쿠팡의 이러한 행보는 미국의 ‘아마존’을 닮아있다. 아마존은 2006년 자사 물류 역량을 3자 판매자에게 공유하는 풀필먼트 사업을 시작한다. 3자 판매자들에게 아마존의 물류와 시스템 역량을 제공하면서 그들의 약점인 ‘배송 속도’를 보완했다. 

    2018년에는 급기야 택배 사업에 직접 진출한다. 아마존 3자 판매자에게 택배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마존쉬핑(Amazon Shipping) 서비스를 본격화하며 본격적으로 그들의 물류 파트너였던 UPS, 페덱스와 경쟁하기 시작했다. 

    쿠팡이 자체 물량을 처리하고 있는 물류센터 운영 자회사의 이름 역시 ‘쿠팡풀필먼트서비스’다. 풀필먼트서비스는 물류업체가 판매자의 위탁을 받아 보관, 포장, 배송, 재고관리, CS까지 모든 과정을 대행해주는 것이다. 풀필먼트서비스는 판매자로부터 배송 위탁을 받는 만큼 제3자 물류가 필수적이다.

    쿠팡이 택배사업 자격을 획득하게 되면 국내 택배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이 예상된다. 쿠팡은 이미 전국에 촘촘한 배송망을 갖추고 있어 CJ대한통운이나 한직택배 등과 곧바로 경쟁이 가능하다.

    특히 쿠팡의 최대 강점인 로켓배송을 외부에 개방할 경우 빠른 시일 내에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쿠팡이 당장 외부 물량을 확대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쿠팡의 외부 물량 비중이 기준치를 충족해 매입 없이 완전한 풀필먼트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운송 사업자 자격을 취득하려는 것”이라며 “풀필먼트는 쿠팡과 입점 판매자, 구독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서비스로 쿠팡의 흑자 전환 가능성을 높여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