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반도체 투톱이 시총 40%, 기형적 산업구조가 증시 흔들어 ③外人 비중 40%, '오천피' 시대에도 못 벗어난 글로벌 ATM 신세④유가·환율에 취약, 경제버티목 내수는 '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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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 전쟁 충격으로 글로벌 증시가 혼돈에 빠진 가운데 한국 증시가 유독 다른 나라에 비해 극심한 변동성을 보여주고 있다.통상 대부분의 나라들은 대표 지수의 하루 변동폭이 3% 안팎인데 반해 코스피는 하루에 10%씩 폭등락하는 이상 증세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우리나라의 특이한 산업구조와 단타 위주의 거래 성향, 극심한 쏠림 현상, 높은 외국인 투자 비중 등에서 기인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우리 증시가 비록 단기간에 '육천피'라는 전인미답의 기록을 새웠지만, '건강한 증시'와는 여전히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국·이스라엘과 이란간 충돌이 발생한 이후 첫 거래일이었던 지난 3일 코스피는 약 7% 급락했다. 다음 날인 4일에는 장중 낙폭이 12%에 가까워지며 역대급 변동성을 보였다.이후 5일에는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9% 넘게 급등했고, 6일에는 중동 전쟁 확대 우려 속에 장중 등락을 반복하다 강보합으로 마감했다. 급락과 급등이 반복되면서 지난주 코스피 주간 하락률은 약 10%를 넘겼다.이 과정에서 매수 사이드카와 매도사이드카는 물론 서킷브레이커가 수시로 발동되는 등 시장은 그야말로 '도박판'에 가까운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전쟁 초기 다른 나라 증시도 충격을 받았지만 우리 증시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유럽과 대만, 일본 증시는 3%대 하락에 그쳤고, 태국 조차 8% 내려 코스피보다 낙폭이 크지는 않았다.우리 증시가 외부 충격에 유독 약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빚으로 단타'에 레버리지까지, 겁없는 개미들한국 증시는 개인 투자자 참여 비중이 유독 높은 시장이다. 개인 투자자는 기관이나 연기금보다 단기 매매 성향이 강하고 뉴스, 정책, 글로벌 변수에 빠르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특정 산업이나 테마가 형성되면 관련 종목으로 자금이 빠르게 몰리고, 반대로 악재가 나오면 매도세도 동시에 집중되는 구조다.특히 우리나라 개미들은 빚투와 레버리지 투자 등 고위험 투자를 마다하지 않는 성향을 지니고 있어 증시 변동성을 키운다는 분석이 많다.실제 대표적 빚투 지표인 신용융자잔고는 역대 최고치인 34조원에 육박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예금은 물론 마이너스 통장까지 동원해 증시에 뛰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레버리지 투자도 기승이다. 이달 1∼10일 개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상장지수펀드(ETF) 상위 10종목 중 절반이 레버리지형 상품이었다.한 증시 전문가는 "빚투가 늘어나는 가운데 지수를 두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이나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곱버스가 ETF 매수 상위에 있다는 것은 우리 증시가 한탕을 노린 도박판적 성격이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삼전·닉스만 건들면 움직이는 코스피코스피가 일부 대형주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도 변동성을 키우는 대표적인 요인으로 꼽힌다.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 시가총액 비중은 25.44%(보통주 23.20% + 우선주 2.24%)에 달한다. SK하이닉스 시총 비중도 14.49%에 이른다.두 반도체 기업이 차지하는 시총 비중은 무려 40%에 달한다. 글로벌 기관투자자나 외국인 등 큰손들이 국내 증시에 영향을 주려면 이 두 종목만으로도 충분한 구조라는 의미다.수급뿐 아니라 업황 영향도 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대형 반도체 기업의 이익 성장률 흐름이 지수 방향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외국인이 좌우하는 시장 … 삼전·닉스, 외국인 비중 50%글로벌 자금 흐름 역시 최근 변동성을 키운 가장 직접적인 요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우리나라는 예전부터 외국인 투자자들의 'ATM'이라는 오명을 받아 왔는데, 이번 이란 충격에서도 이 점은 재차 입증됐다.현재 외국인의 코스피시장 보유 비중은 약 37% 수준이다. 지난해 3월 31%였던 비중이 꾸준히 확대됐다.특히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외국인 보유 비율은 더욱 높다. 삼성전자 49.67%, SK하이닉스 53.54%, 삼성전자우 76.99%, 현대차 29.67%, 한화에어로스페이스 44.28% 등 주요 종목에서 외국인 지분 비중이 상당하다.이 때문에 외국인 매매 동향에 따라 현물시장과 선물시장이 동시에 크게 흔들리는 구조라는 분석이다.증권가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이번 변동성은 펀더멘털 문제가 아니라 유가 변동성이 만든 장세에 가깝다"며 "글로벌 자금이 비중을 줄일 때는 유동성이 높은 시장부터 매도가 나오는데 한국 증시가 그 대상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유가·환율에 취약한 경제구조 …반도체 수출만 호황 내수는 불황한국 경제가 특히 유가와 환율 같은 글로벌 변수에 취약한 구조인 점도 증시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특히 우리 경제는 에너지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수출 의존도가 과도하게 높아 에너지와 환율에 민감하다. 더구나 외부충격시 경제를 지탱해주는 '내수' 경제는 바닥을 기고 있다.한 증시 전문가는 "미국의 경우 AI 등 첨단 기술 분야의 주가가 하락하면 내수주나 에너지주 등 경기방어주가 주가를 지지해준다"며 "우리나라는 내수가 취약해 내수주가 힘을 쓰지 못한다"고 말했다.한 증권사 리서치센터 관계자는 "이재명 정부가 증시 활성화를 강조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한국 증시는 글로벌 변수의 영향을 크게 받는 종속 변수에 가까운 구조"라며 "내수 기반이 약한 상황에서 수출과 원자재 가격에 의존하는 구조가 유지되는 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는 요원하다"고 했다.그는 이어 "최근 정책이 코스피 지수나 투자 심리 부양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지적도 있다"며 "근본적으로는 산업 구조와 내수 기반을 강화하는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
- ▲ ⓒ인베스팅. 10일 기준 세계주요 지수 변동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