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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우한폐렴)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나름 선방해오던 건설업계도 '실적쇼크'가 나타나고 있다. 해외 공사지연과 원가상승으로 인해 영업손익을 발표한 일부 주요 건설사의 실적이 전망치를 밑돈다. 국내 주택사업으로 근근히 버티던 일부 건설사들도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이후 수주물량이 대폭 줄면서 실적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3분기까지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등 실적을 공시한 대형건설사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일제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공능력평가 1위인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올 3분기 누계 매출액 8조5910억원, 영업이익 396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액은 3.6%, 영업이익은 2.0% 줄어든 수준이다.
지난 3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빌딩과 플랜트의 공정이 호조를 보이며 매출액(3조1070억원)이 전년 동기(2조8460억원)보다 10% 가까이 증가했지만 1분기와 2분기의 감소폭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현대건설은 매출액보다는 수익성에서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398억원으로 전년 대비 41.5%나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838억원으로 61.6% 감소했다.
이에 따라 3분기까지 현대건설의 매출액은 12조6455억원, 영업이익은 4591억원으로, 매출액은 지난해(12조6473억원)와 비슷했지만 영업이익(6895억원)이 무려 33.4%나 축소됐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신규 수주 해외 프로젝트의 공정 진행이 지연돼 해외 매출이 저조했던 영향이다. 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회계처리를 보수적으로 한 것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GS건설은 올 3분기에 전년 동기(1880억원) 대비 11.7% 증가한 21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코로나19 속에서도 양호한 실적을 거뒀지만 누적 실적은 좋지 못했다.
3분기 누계로 보면 GS건설의 매출액은 7조3090억원으로, 전년 동기(7조6180억원)보다 4.1% 줄었고, 영업이익은 6.5% 감소한 5470억원에 그쳤다.
대우건설도 3분기까지 매출액 5조8453억원, 영업이익 30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8%, 4.5% 줄었다. 코로나19로 인해 국내 분양사업이 일부 순연된 데다 해외 사업장 공사가 지연되면서 매출액이 감소했다는 게 대우건설의 설명이다.
반면 대림산업은 3분기 누적 영업이익으로 8460억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1% 증가했다. 건설사업부만 떼놓고 보더라도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9% 가까이 증가한 4858억원을 기록했다.
해외 매출 비중이 적고 국내 주택 중심으로 사업을 이어온 결과다. 코로나19에 따른 공사지연 리스크가 비교적 적고 수익성 낮은 플랜트사업 비중도 적어 손실 위험이 적었다는 평가다.
다만 4분기부터는 국내 주택사업 비중이 큰 건설사들도 실적 전망이 어둡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초기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의 사업속도가 느려지면서 신규 수주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른 해외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리스크 관리가 건설사들 실적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며 "코로나19 영향이 건설산업에는 다소 뒤늦게 올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