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바이든 당선에 외국인 한국증시 복귀 기대감↑외국인, 11월 2.1조 순매수…'28조 매도 되돌림' 가능성시장 "내년 하반기 쯤 환율 하락세 두드러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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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당선자가 승리하면서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 흐름 예측에 분주한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내년에 달러약세·원화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인들이 한국증시로 복귀할 것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코스피·코스닥에서 2조1250억원을 순매수했다.

    앞서 외국인은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지난 1월과 7월을 제외한 나머지 8개월간 계속 한국 주식을 팔아치워 연초 이후 현재까지 총 27조814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그러나 이달 들어 외국인의 한국 증시 이탈 흐름에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대규모 재정적자를 통한 경기부양책을 지지해온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서 달러 약세·원화 강세 추세가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상당 부분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

    통상 달러 약세·원화 강세 환경에서는 환차익에 민감한 글로벌 패시브 자금이 국내 증시에 유입할 가능성이 커진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개표 초반 우세해 보였던 지난 4일에는 원/달러 환율이 3.6원 오르고 외국인은 코스피·코스닥 주식을 2074억원 순매도했다.

    그러나 바이든 당선자가 승기를 잡은 5~6일 이틀간 원/달러 환율은 17.3원 떨어져 약 1년 9개월 만의 최저치인 1120.4원으로 마감했으며, 증시에서도 외국인이 5일 1조4011억원, 6일 4599억원을 순매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든 행정부는 재정확대·통화완화 정책을 펼칠 것"이라며 "이에 따라 미국 경제만이 아니라 다른 주요국 경기도 함께 회복하면서 일방적인 달러 강세가 어려워지는 큰 흐름이 내년까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이 돼도 경기부양책이 결국 통과될 것인데다가 미국 통화 증가율이 여전히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을 압도하고 있다"며 "따라서 달러 약세 환경이 지속하고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훨씬 적은 한국·중국의 원화·위안화 강세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이든이 당선되면서 장기적으로 달러약세, 원화강세 흐름도 굳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하반기에는 원·달러 환율이 1100원을 밑돌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중 갈등 완화는 위안화 강세 요인으로 위안화 동조가 강하게 작용하는 원화 강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또 트럼프 미 대통령에 비해 경기부양책을 확대시킬 여지가 큰 점은 달러 약세로 이어질 수 있다.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이되는 블루웨이브가 무산돼 대규모 경기부양책은 기대하기 어렵겠지만, 증세, 규제강화 등 정책이 실행될 가능성이 낮아진 점도 미 경기흐름에는 긍정적인 요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바이든 후보의 당선으로 우리나라의 수출환경에 긍정적인 여건을 조성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조성되고 있다. 미·중 교역 회복을 통한 한국 수출 개선 가능성을 기대하는 것이다. 특히 9월 수출 개선으로 한국의 경상수지가 2년 만에 100억달러를 넘어서는 등 회복세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탄력을 더해줄 수 있는 요인이다.

    환율 하락은 수출기업의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지만, 최근 들어 수출에서 환율이 미치는 영향력이 줄어든데다 물량 증가분으로 상쇄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환율 하락속도가 가파를 경우 외환당국의 개입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우려를 덜어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출 기업들의 원화표시 단가 하락은 물량증가와 상쇄되는 측면이 있어 환율 하락이 수출 기업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적다"며 "기업들이 대응할 수 없을 정도로 환율 하락세가 빠르면 당국이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