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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킥보드 규제 연령을 13세로 낮춘 도로교통법 개정안 시행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전동킥보드 이용연령이 더 낮아지면서 사고가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보험사들은 발빠르게 전동킥보드 사고 보장 상품을 내놓고 있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10일부터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시행돼 원동기 면허증 없이도 만 13세 이상이면 전동킥보드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현재는 전동킥보드가 소형 오토바이로 취급받고 있지만, 다음달부턴 자전거도로 통행이 가능해지면서 오토바이보단 자전거와 같은 이동수단으로 취급된다.일각에선 개정안 시행으로 미성년자 대상 전동킥보드 사고가 증가해 보험사 부담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금융위가 최근 보험사들의 소비자 상대 소송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미성년자·취약계층을 상대로한 구상금 청구소송 제기시 자체 소송관리심의위원회를 거치도록 의무화한것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그동안 보험사들의 소송관리위원회에서는 소비자 상대 소송 제기 여부를 심의하고 있었으나, 구상금 청구소송은 심사대상에서 제외됐었다.
구상금 청구소송은 자동차보험, 화재보험 등에서 제3자(가해자)의 행위(예: 음주, 뺑소니)로 사고가 발생한 경우, 보험사가 피보험자에게 보험금을 우선 지급한 후 이를 환수하는 소송이다.
그러나 보험업계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다.금융위의 이번 조치는 지난 3월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고아가 된 초등학생에게 소송을 건 보험회사가 어딘지 밝혀주세요'라는 청원이 올라온 뒤 나온 후속 조치로 여기고 있다.
해당 청원은 2014년 초등학생인 A군의 아버지가 오토바이 운전 중 사고로 사망하자, 상대차량의 보험사인 한화손해보험이 아버지 사망보험금 1억 5000만원을 A군 어머니와 A군에게 각각 6대4의 비율로 지급했다.
이중 6000만원은 A군의 후견인에게 맡겨졌고 나머지 9000만원은 A군 어머니가 연락이 되지 않아 한화손보가 보유하고 있었다. A군 어머니는 베트남인인데, 아버지가 사고로 죽기 2년전 출국해 연락이 닿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5년이 지난 최근, 한화손보가 A군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A군 아버지의 오토바이 사고 당시 상대 차량 동승자 치료비와 합의금으로 보험사가 지급한 돈 5300만원 가운데 절반 수준인 약 2700만원을 요구한 것이다.
당시 사고로 부상 당한 차량 동승인에게 손해 전부를 우선 배상했는데, 이에 대한 구상권 청구 소송을 A군 대상으로 진행한 것이다. 당시 논란이 커지자 강성수 한화손보 대표가 공식사과를 하며 이슈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성년자가 전동킥보드로 사고를 냈을 경우 피해자는 본인 및 가족의 자동차보험으로 치료비를 보장받고 이후 보험사가 가해자인 킥보드 운전자에게 보험금에 대한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는데 고아 등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구상권 청구 소송이 진행되기 전 가해자 부모들이 관련 금액을 모두 보장하고 있다"며 "소송은 소비자들이 무리한 사유로 구상권 납부를 거부할 때 쓰는 마지막 수단으로 대부분 그전에 관련 절차들이 마무리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위의 이번 발표가 미성년자에 대해 무조건적인 구상권을 청구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 아니고, 보험사 자체 심의위를 통해 소송 전 해당 미성년자 부모 등이 소송무능력자인지 등을 따지는 절차이기 때문에 보험사들이 미성년자들의 사고 과실 비용을 모두 떠맡는 경우는 극히 드물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험업계는 도로교통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보험사들이 앞다퉈 미성년자 나이대가 포함된 전동킥보드 사고 보장 상품을 기획·출시하고 있어, 오히려 가입자 증가에 따른 수익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최근 DB손해보험은 최근 전동킥보드로 대표되는 '개인형 이동장치 운전자'의 운전 중 상해 위험을 보장하는 '참좋은 오토바이운전자보험'을 개정·출시했다.
오토바이를 운전하지 않아도 전동킥보드와 같은 개인형 이동장치를 이용하는 사람은 전용 플랜을 통해 가입할 수 있다. 개인이 소유해 이용하는 경우는 물론 공유 서비스를 통해 이용하는 경우에도 보장이 가능하다.
해당 상품은 18세부터 70세까지 가입 가능하며, 킥보드 운전 중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을 비롯해 장해지급률 80%이상 후유장해, 골절수술비, 부상치료비, 그리고 입원시 입원일당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앞서 KB손해보험도 공유 전동 킥보드 모바일 플랫폼 '빔(Beam)' 운영 업체인 빔모빌리티코리아와 '안전한 공유 전동 킥보드 이용 환경 조성을 위한 업무제휴'를 체결한 바 있다.
KB손해보험은 빔모빌리티코리아의 운영상 과실이나 이용자 과실로 발생할 수 있는 대인사고, 공유 전동 킥보드 이용자의 본인 치료비를 보장하는 보험 상품을 개발해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손해보험도 최근 전동킥보드 공유사업자 라임코리아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이른 시일내 탑승자와 보행자 안전을 위한 보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