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역신장'… 온라인, '최고 실적' 갱신 이커머스업계, 고속성장… 9월 거래액만 10조재정비 나선 유통 BIG2…‘온·오프라인’ 통합 방점
  • ▲ 상반기 주요 유통업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늘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와 비대면 소비의 확산으로 오프라인 매출은 6.0% 감소했으나 온라인 매출이 17.5% 증가했다.ⓒ산업통상자원부
    ▲ 상반기 주요 유통업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늘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와 비대면 소비의 확산으로 오프라인 매출은 6.0% 감소했으나 온라인 매출이 17.5% 증가했다.ⓒ산업통상자원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확진자가 최초 발생한지 10개월이 지나면서 우리 사회는 수많은 변화를 겪었다. 그중 가장 큰 영향을 받은 분야는 바로 서비스업이다. 유통업계가 지난 10개월간 걸어온 변화와 위기, 그리고 기회를 살펴봤다. <편집자 주>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 발생 이후 약 10개월 동안 유통업계 희비가 뚜렷하게 갈렸다. 대면 접촉이 잦은 백화점과 마트는 매출이 하락한 반면, 홈쇼핑·e커머스 등 비대면 소비채널 판매는 급증했다. 코로나19라는 공통의 적을 만나 어려운 상반기를 보낸 대형 유통업체들은 위기를 기회로 삼고 온·오프라인 채널 통합을 통한 시너지를 창출해간다는 목표다.

    ◇ 오프라인, 역신장… 온라인, 최고 실적 갱신

    20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유통업체 동향에 따르면 상반기 주요 유통업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늘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와 비대면 소비의 확산으로 오프라인 매출은 6.0% 감소했으나 온라인 매출이 17.5% 증가했다.

    유통업체별로는 편의점(1.9%)을 제외한 대형마트(-5.6%), 백화점(-14.2%), 기업형 슈퍼마켓(SSM·-4.0%) 매출이 모두 감소세를 나타냈다. 온라인은 식품(50.7%), 생활·가구(26.7%)를 중심으로 대부분의 상품군 매출액이 성장했다.

    실제로 올 한해 롯데와 신세계, 현대 등 백화점 업계 빅3는 모두 역신장하며 우울한 실적을 기록했다. 역대 최악 실적을 기록했던 1·2분기에 비해 3분기 실적이 개선되고 있지만, 생존과 미래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실적 개선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반면 비대면·온라인 유통업은 때아닌 특수를 누렸다. 코로나19 감염 공포가 언택트(비대면) 소비를 가속했다. 생활 패턴이 급변하면서 소비 지형도 달라졌다. 특히 재택 근무 확산으로 생필품과 식료품 온라인 판매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GS·롯데·현대·CJ 홈쇼핑 ‘빅4’ 모두 영업이익을 순증시켰다. 이들의 3분기 영업이익 신장률은 최저 18.7%에서 최대 94.3%까지다. 코로나19로 셧다운 사태를 겪었던 GS홈쇼핑이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데 이어, 현대홈쇼핑과 롯데홈쇼핑까지 호실적을 냈다. 

    이커머스업계는 코로나 이후 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9월 국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총 14조72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30.7%인 3조4594억원 증가했다. 3·4분기로 살펴보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24.6% 늘어난 42조411억원에 달한다. 특히 9월을 기준으로 쿠팡·11번가·G마켓 등 종합몰의 거래액은 전년 대비 39.2% 증가한 10조3726억원을 기록했다. 

    이러한 성장세는 쇼핑 대목으로 불리우는 11월에 더 가파르게 상승했다.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이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와 광군제를 내세운 자체 할인 행사가 연이어 성공한 것. 이베이코리아의 ‘빅스마일데이’와 11번가의 ‘십일절’, 신세계·이마트의 ‘쓱데이’도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 ▲ 시장에서는 이번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소비 증가가 단기적 현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내 소비 패러다임 근본에 변화를 일으키는 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온라인 쇼핑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까지 대량 유입되면서 온라인 장보기가 일반 소비 형태로 굳어질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롯데쇼핑
    ▲ 시장에서는 이번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소비 증가가 단기적 현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내 소비 패러다임 근본에 변화를 일으키는 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온라인 쇼핑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까지 대량 유입되면서 온라인 장보기가 일반 소비 형태로 굳어질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롯데쇼핑
    ◇ 재정비 나선 유통 BIG2… ‘온·오프라인’ 통합 방점

    시장에서는 이번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소비 증가가 단기적 현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내 소비 패러다임 근본에 변화를 일으키는 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온라인 쇼핑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까지 대량 유입되면서 온라인 장보기가 일반 소비 형태로 굳어질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유통 맞수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도 이러한 변화에 ‘온라인’ 쇼핑에 승부수를 던졌다. 두 회사 모두 한 해 먹거리로 ‘온-오프라인 통합’에 방점을 찍었다. 

    신세계는 궤도에 오른 ‘쓱닷컴(SSG.COM)’을 이마트 등과 연계해 시너지를 더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이마트부문 인사를 통해 강희석 이마트 대표가 쓱닷컴 대표를 겸직토록 함으로써 향후 온-오프라인 시너지 강화에 적극 나서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쓱닷컴은 이미 e커머스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올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3843억원)대비 61% 이상 증가한 6188억원을 기록했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쓱닷컴 판매액은 지난달 코로나19(COVID-19) 2차 확산 영향으로 온라인 쇼핑이 늘면서 전년동기대비 40% 중반 수준까지 성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올 3·4분기에는 총 매출 증가, 적자 폭 감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이 추세라면 연내 거래액 4조원 돌파를 비롯해 매출 1조원 돌파가 확실시 되는 분위기다. 향후에도 쓱닷컴은 이마트의 신선식품 소싱능력과 매장 등을 물류거점으로 확대하면 새벽배송 분야에서 더 두드러진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쇼핑은 지난 4월 통합 이커머스 플랫폼 ‘롯데온’을 조기 론칭시키는 승부수를 띄웠다. 롯데온은 4000만 개에 달하는 롯데의 온·오프라인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초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궁극적으로는 알아서 쇼핑 콘텐츠를 추천해 주는 ‘검색창이 없는 온라인 쇼핑 플랫폼’이 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롯데온 프로젝트를 직접 진두지휘한 강희태 롯데그룹 부회장은 롯데온을 키우기 위해 조직을 개편하고 인재 영입에 나섰다. 

    롯데온 서비스 업그레이드를 위해 빅데이터 사업 조직을 발족했다. 롯데그룹 유통BU는 강 부회장 직속 데이터 거버넌스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고, 윤영선 롯데정보통신 상무를 TF장으로 임명했다. TF에는 롯데 주요 계열사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AI(인공지능) 전문가가 팀원으로 합류했다. TF는 그간 계열사가 개별적으로 관리하던 소비 관련 데이터를 모아, 사업 전반을 아우르는 데이터 레이크(저장소)를 구축할 예정이다.

    롯데온은 e커머스 후발주자인만큼 시장에 안착하기 위한 물량 공세에 집중하고 있다. 2분기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은 17% 성장한데 비해 롯데쇼핑 온라인 성장률은 1.2%에 그쳤다. 아직까지 두드러진 존재감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어 브랜드 알리기에 힘 쏟는 모양새다. 롯데는 2023년 거래액 20조원, 이커머스 업계 1위 달성 목표를 이뤄내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