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0시 기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본격 시행프랜차이즈형 등 소규모 카페도 포함'홀 사용 불가' 안내문 붙어… 테이블 아예 뺀 곳도
  • ▲ 24일 오전 서울 용산구의 한 커피전문점의 모습. 이날부터 시작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2단계 수도권 적용에 따른 것이다. ⓒ임소현 기자
    ▲ 24일 오전 서울 용산구의 한 커피전문점의 모습. 이날부터 시작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2단계 수도권 적용에 따른 것이다. ⓒ임소현 기자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24일 본격 시행됐다. 원래라면 '모닝커피'와 '식후커피'를 마시려는 사람들로 붐비는 오전과 점심시간 이지만, 이날 카페의 풍경은 달랐다. 모든 카페 내에서 취식을 할 수 없는 것은 처음인만큼 강력한 거리두기 조치로 남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소규모 매장들은 버티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24일 오전 서울 용산구의 한 스타벅스. 문 앞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에 따라 포장(Take-out)만 가능합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좌석이 마련된 2층으로 가는 계단엔 바리게이트가 쳐 있고, '이용이 불가능하다'라는 안내문이 걸렸다.

    근처 배스킨라빈스 매장 역시 '고객님의 안전을 위해 전 메뉴 포장 및 배달만 가능하다'라는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테이블과 의자를 아예 뺀 상태였다. 

    이는 정부가 코로나19 '3차 유행'의 진원지라고 할 수 있는 수도권에 대해 고강도 조치를 취한 데 따른 것이다. 변경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총 5단계) 내에서 2단계는 '지역유행' 단계로서는 최고수준이다. 
  • ▲ 서울 용산구 한 배스킨라빈스 매장. 원래라면 테이블과 의자가 있어야 하지만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로 매장 내 취식이 불가능해지자 아예 테이블을 뺐다. ⓒ임소현 기자
    ▲ 서울 용산구 한 배스킨라빈스 매장. 원래라면 테이블과 의자가 있어야 하지만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로 매장 내 취식이 불가능해지자 아예 테이블을 뺐다. ⓒ임소현 기자
    지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된 2단계(2.5단계) 조치 당시에도 카페에 대해 매장 내 취식금지 조치를 내리긴 했지만 이 당시에는 프랜차이즈형 카페에 한정한 조치였다. 개인 카페나 소규모 동네 카페는 매장 내에서 취식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2단계 조치에서는 프랜차이즈형은 물론 동네 소규모 매장까지 모든 카페에서는 포장과 배달 주문만 할 수 있다. 특히 달라진 사회적 거리 두기에선 기존 프랜차이즈형 음료전문점 뿐 아니라 프랜차이즈형, 제과점영업, 일반음식점·휴게음식점 중 커피 음료를 주로 판매하는 업소들을 카페로 보고 있다. 

    실제 이날 용산구의 한 개인카페 'A커피' 를 찾아가 '앉아서 먹을 수 있냐'고 묻자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돼 모든 카페에서 앉아서 먹을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또 다른 'B커피' 역시 좌석이 마련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막아뒀다. 

    모든 카페들이 문 앞에 '포장만 가능하다'라는 안내문을 붙이진 않았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매장 내 취식금지의 원칙을 지키고 있었다. 이 때문인지 직장인들로 붐비는 점심시간에도 용산구 인근의 커피전문점들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겼다. 점심식사를 하러 나온 직장인들은, 식사를 마치고 거리를 배회하다 사무실로 돌아가야 했다. 

    커피전문점에서 만난 직장인 한모씨(35)는 "평소엔 식사를 마치고 부서원들과 커피를 마시면서 약간의 담소를 나눴는데, 취식이 금지돼서 커피를 사러왔다"고 전했다.

    또 다른 직장인 이모씨(30)는 "원래는 카페에서 앉아있으려고 점심시간에 카페를 찾았는데 그럴 수가 없으니 그냥 사무실에서 커피를 직접 내려 마시려고 한다"며 "커피값에는 '공간 사용료'가 포함돼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안되면 (커피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말했다.
  • ▲ 서울 용산구의 한 스타벅스 매장 24일 점심시간 모습. 원래라면 이곳 좌석은 붐벼야 하는 시간이지만 소수의 테이크아웃 손님들만 이곳을 찾았다. ⓒ임소현 기자
    ▲ 서울 용산구의 한 스타벅스 매장 24일 점심시간 모습. 원래라면 이곳 좌석은 붐벼야 하는 시간이지만 소수의 테이크아웃 손님들만 이곳을 찾았다. ⓒ임소현 기자
    실제 프랜차이즈형 카페가 아닌 개인 소규모 카페의 경우 테이크아웃 음료 가격을 할인하는 곳들도 눈에 띄었다.

    개인 카페를 운영 중인 김모씨(33)는 "원래도 테이크아웃의 경우 1000원 정도 할인해주고 있었는데, 그것 때문에 오늘 손님들이 조금 왔던 것 같다"고 한숨쉬었다.

    음식점도 오후 9시까지만 정상 영업이 가능하다. 클럽과 헌팅포차 등 유흥시설은 아예 문을 닫아야 한다.

    이날 용산구의 한 소규모 식당은 아예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따라 2주간 문을 닫는다'라는 안내를 내건 곳도 있었다. '배달, 포장 가능'이라는 안내문을 붙인 곳도 상당수다. 

    전례없는 고강도 조치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지역유행을 막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로 개인 카페 폐업이 늘어나고 있고, 생계 유지에 위험을 느끼는 소규모 카페 운영자들의 경우에는 2주간의 이번 조치가 '사형 선고' 수준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따라 앞으로 소규모 카페, 음식점의 폐업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300명대 확진자 수 기록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전국 유행 단계로 번지지 않게 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소규모 카페, 음식점 운영자들에게는 힘든 시간이겠지만 감염 확산 방지를 통해 일단 확산세를 누그러뜨리는 것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확실한 이익"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