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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줌인] 5G 시대 뜨거운 감자 '망중립성'

5G시대 본격화로 통신사업자 투자 부담… 망중립성 완화 주장 나와통신사들, 넷플릭스와 망 이용료 갈등 지속… 법원 소송전으로 번져바이든 당선자, 원칙 회복시킬 것이란 전망 나와… 일부 수정에 무게

입력 2020-11-26 11:51 | 수정 2020-11-26 11:51
'망중립성' 논란이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하면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5G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공정'을 원칙으로 하는 망중립성과 '다양화'를 지향하는 5G가 한 울타리 안에서 충돌하고 있어서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페이스북과 넷플릭스 등 많은 양의 인터넷 트래픽을 사용하는 글로벌 SNS와 온라인동영상 서비스(OTT)가 등장하면서 망중립성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 트래픽 급증으로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ISP)와 콘텐츠 제공 기업(CP)이 망 이용료를 놓고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망중립성 개념이 현 시대와 맞지 않다는 것. 5G 상용화로 과거와 달리 통신사업자들의 투자 부담이 커졌으니 ISP에 망을 사용한 CP에게 이용 대가를 지급해야 한다는 논리다.

망중립성이란 인터넷을 통해 발생한 데이터 트래픽을 통신사업자가 대상·내용·유형에 상관없이 동등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쉽게 말해 넷플릭스가 동영상을 송출하는 데 쓰는 데이터와 개인 사용자가 쓰는 데이터를 동등하게 취급하자는 의미다.

이같은 개념은 2003년 미국 컬럼비아대 미디어법학자인 팀 우 교수가 처음 제시했다. 미국에서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애플,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이 빠르게 글로벌 정보통신(IT) 공룡으로 성장한 것도 망중립성 덕분이다.

흔히들 인터넷 통신망을 고속도로로 비유한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모든 업체는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가 만들어놓은 고속도로를 이용해 소비자에게 서비스를 전송한다. 차선마다 도로 컨디션, 요금, 속도 등은 모두 같아야 한다. 여기서 특정 콘텐츠나 인터넷기업을 차별하거나 차단해선 안된다. 
하지만 5G 시대가 도래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4G LTE까지는 서비스가 하나의 속도로 제공돼 데이터 용량에 따라 요금이 달라졌으나 5G는 다양화를 지향하고 있다.

하나의 네트워크를 소프트웨어로 가상화시키는 '네트워크 슬라이싱'이 가능해진 것이 대표적인 5G 특징이다. 통신사들은 하나의 네트워크를 구축했지만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을 통해 개별 기업이나 서비스, 산업에 특화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다. 통신업체들은 매년 급증하는 데이터 트래픽에 맞춰 통신망에 투자하려면 인터넷 업체들이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인터넷 기업들은 오히려 망중립성 원칙을 강화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국내 상황은 어떨까. 갈등은 올해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더욱 깊어졌다. 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늘어나면서 많은 양의 인터넷 트래픽이 발생했다. 이에 국내 ISP인 SK브로드밴드는 이용자 증가로 인해 해외망 증설 등 유지 비용이 증가했다는 것을 이유로 넷플릭스 측에 망 이용료를 요구했다.

통신사들은 넷플릭스를 향해 "공짜 무임승차를 더 이상 방치할 없다"며 망 이용 대가를 요구하고 있고, 넷플릭스는 이 요구가 망중립성 원칙에 위배된다며 한국 법원에 소송까지 제기하는 등 첨예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로 인해 과도한 트래픽이 발생했다고 주장한다. 몇 년 전에는 가입자들 사이에서 넷플릭스 화질 저하와 끊김 현상에 대한 불만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급기야 SK브로드밴드는 트래픽을 감당하기 위해 해외 망 증설을 네 차례나 시행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국내 ISP 주장은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앞서 페이스북은 2016년 국내 망 사용료 협상 과정에서 접속경로를 임의로 우회해 서비스 장애를 일으킨 바 있다. 이에 방송통신위원회가 과징금 조치를 내렸으나 페이스북이 소송을 제기, 입법미비로 인해 정부가 패소했다.

일반적으로 국내 ISP는 구글·페이스북 등 글로벌 CP에 비해 '을'의 위치에 놓였다고 본다. 올해 국감에서도 망중립성 관련 핵심 증인을 신청했으나, 코로나19 방역 상황으로 국감 불참을 통보하면서 지난 국감과 같이 관련 사안 논의는 뒷전이 됐다. 

▲ ⓒ연합뉴스

◆오바마 정부 시절 망 중립성 확립… 바이든 정책에 '관심집중'

망중립성에 대한 논란은 해외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다. 미국은 통신사의 5G 인프라 투자와 다양한 서비스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2018년 망중립성 원칙을 폐지했고, 유럽은 관리형 서비스에 대한 예외 인정 등 망중립성 완화 기조를 보이고 있다.

앞서 미국 오바마 정부 시절에 확립됐던 망중립성은 트럼프 정부가 들어선 이후 새 국면을 맞게 됐다. 망 중립성 반대론자인 아짓 파이 미 연방통신위원회(FCC) 의장 주도로 2017년 망중립성 폐지안이 가결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인터넷 서비스의 성격을 공공서비스에서 정보서비스로 되돌린 것이다.

이제 관심은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정책이다. 업계에선 바이든이 당선되면서 민주당이 망중립성 원칙을 회복시킬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거대 플랫폼기업 독점력에 대한 조치도 지금보다 강하게 취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구글과 넷플릭스 등 빅테크 기업의 성장과 코로나19 등으로 이전과는 다른 양상이 펼쳐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든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때처럼 망중립성 원칙을 강화할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이다.

신민수 한양대학교 교수는 "바이든 당선에도 망중립성 완화 조치는 여전히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바이든 당선자가 표현의 자유 쪽으로 접근하면 달라질 수 있지만, 정책을 크게 바꾸는 것보다 망중립성의 일부만 수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김용희 숭실대학교 교수는 "바이든 당선자는 망중립성에 대해서는 친기업적으로 가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규제에 따라 국내 기업들도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상황을 지켜보고 대응해야 통상 마찰을 최소화할 수 있을것"이라고 밝혔다.
엄주연 기자 ejy0211@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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