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기반 높은 성장성, OTT 대항마로 떠올라국내에서도 성장세 예상, 업계 도입 지지부진기존 미디어 영향 평가, 규제 완화 선행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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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료방송 성장 정체기를 타개하기 위한 구원투수로 ‘FAST’(광고기반 무료 스트리밍 TV)가 주목받고 있다.

    31일 디지털TV연구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FAST 시장 규모는 2022년 60억 달러에서 2028년 180억 달러까지 약 3배 성장할 전망이다.

    2023년 3분기 기준 미국에서 일주일에 1회 이상 FAST를 시청하는 가구 비율은 47%, 제공되는 채널의 수는 총 1600여개에 달한다. 미국 분석업체 Interpret은 FAST 광고 수익이 2022년 기준 200억 달러를 넘는 것으로 분석했는데, 2020년 이후 2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미국에서 FAST 서비스가 활성화된 이유로는 월 10만원 정도의 비싼 유료방송 요금이 원인으로 꼽힌다. 또한 OTT 사업자들이 요금을 인상하는 ‘스트림플레이션’ 현상이 FAST 도입을 촉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에서도 FAST의 높은 성장성에 주목하며 스마트TV 사업자를 중심으로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디지털 TV리서치는 2028년 한국의 FAST 시장 규모가 1조1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OTT와 콘텐츠 업계의 해외 진출 방안으로도 FAST가 거론된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4년 주요정책 추진계획을 발표하면서 ‘글로벌 K-FAST 얼라이언스’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국내 주요 미디어사와 CP사 콘텐츠를 모아 글로벌 FAST를 통해 제공하는 전용채널을 조성한다는 취지다.

    FAST가 유료방송 업계의 수익성을 개선할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정작 업계에서는 도입이 속도감 있게 진행되지는 않는 모습이다. 현재 유료방송업계에서 FAST를 운영 중인 사업자는 딜라이브 정도다. SK브로드밴드가 내놓은 ‘플레이제트’는 2월부로 서비스가 종료됐다.

    유료방송 사업자들은 FAST 도입을 두고 저울질하며 쉽게 나서지 못하고 있다. 유료 가입자 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FAST를 통한 광고 수익이 더 클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FAST 추진보다는 미디어 생태계에 미칠 영향 평가가 우선돼야 하고, 유료방송 시장의 안전성을 보장하는 정책과 규제 완화가 더 시급하다는 데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FAST가 OTT의 대항마로 불리지만 서비스를 위한 구축 비용과 기존 가입자 이탈, 규제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양질의 콘텐츠 확보가 필수적인데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는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