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말 알뜰폰 활성화 위해 문을 연 '알뜰폰 스퀘어' 방문 오픈 초기에는 최대 20팀 방문, 현재 10팀에 그쳐오프라인 매장 한계 아쉬워… 홍보 부족도 원인
  • ▲ 알뜰폰스퀘어 외관.ⓒ뉴데일리 엄주연 기자
    ▲ 알뜰폰스퀘어 외관.ⓒ뉴데일리 엄주연 기자
    "오픈하고 얼마 안되서는 하루에 20팀까지 찍었었는데, 코로나가 심해지면서 10팀으로 줄어들었어요"

    알뜰폰 스퀘어 현장에서 근무하는 직원의 목소리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최초의 알뜰폰 오프라인 홍보관으로 이목을 끌었던 이 곳은 방문객이 한 달만에 반토막이 났다. 코로나19 직격탄이 원인이었다.

    11월의 마지막 날 저녁, 서울 서대문역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위치한 알뜰폰 스퀘어를 찾았다. 추운 날씨에 코로나19까지 겹쳐서 그런지 내부에는 직원 3명이 전부였다. 한켠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스마트폰을 체험할 수 있는 코너가 자리했고, 안쪽으로는 상담할 수 있는 공간도 있었다.

    지난 10월 27일 문을 연 알뜰폴 스퀘어는 가계통신비 경감을 위한 정부의 알뜰폰 활성화 정책 중 하나다.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이용자와의 적극적인 소통에 나선 것. 이곳에서는 현장 매니저의 도움을 받아 맞춤 요금제를 비교 분석하고 가입까지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오픈 초기 주목도에 비해 한달이 지난 지금은 방문자가 많이 줄어든 상태였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매니저는 "알뜰폰 업체들이 워낙 많다보니 이곳에 와서 직접 상담하는 사람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었다"면서 "코로나19가 본격화되면서 방문객이 많이 줄어 아쉽다"고 털어놨다.

    알뜰폰 상담은 상담존에서 매니저와 1대 1로 이뤄진다. 정부가 만든 알뜰폰 16개사 요금제 비교 사이트인 '알뜰폰 허브'를 보며 맞춤 요금제를 선택할 있다. 사이트에는 여러 알뜰폰 업체의 다양한 요금제들이 있고, 원하는 월 납부금에 따라 다양한 사업자의 요금제를 알아볼 수 있다. 
  • ▲ 알뜰폰스퀘어 단말기존.ⓒ뉴데일리 엄주연 기자
    ▲ 알뜰폰스퀘어 단말기존.ⓒ뉴데일리 엄주연 기자
    ◆오프라인 매장의 차별화된 서비스 아쉬워… 마케팅 부족도 문제

    다만, 오프라인 매장만의 차별화된 서비스가 없다는 점은 아쉬웠다. 정보 제공이나 고객 맞춤형 서비스도 대면으로 이뤄져 큰 특징이 없었고, 체험존도 협소해 즐길거리가 많지 않았다. 매니저와의 1대 1 상담도 알뜰폰 허브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돼 굳이 이곳을 방문할 필요성이 크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판매되는 모든 핸드폰을 실물로 볼 수 없다는 점도 불편함을 더했다. 이곳에 있는 단말기는 KB국민은행의 혁신폰 '리브엠'의 기종이 전부다. LG 벨벳(VELVET), 갤럭시 A31 등 8개 기종만 실물 확인이 가능했다. 매니저 역시 보통은 핸드폰을 구매한 뒤, 이곳에서 요금제만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요금 상담과 개통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하지만, 여러 제약도 있었다. 먼저 본인 명의의 신용카드가 있어야 알뜰폰 요금제 가입이 가능한데, 신용카드를 갖고 있지 않은 사람들의 경우 요금제를 선택해도 가입을 제대로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홍보 역시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달 이통3사에서 알뜰폰으로 넘어온 순증 가입자 수는 1만3039명이다. 이통3사에서 알뜰폰으로 갈아타는 소비자가 5개월 연속 증가한 것이다.

    다만, 가입자 증가에도 알뜰폰은 여전히 아는 사람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알뜰폰은 기존 이통3사 대비 통신품질의 차이가 없고 저렴한 요금제로 가성비도 좋지만 부가 서비스와 단말기 부족, 홍보와 마케팅 실패 탓에 경쟁력을 강화하기 힘든 상황이다.

    한 알뜰폰 업체 관계자는 "알뜰폰 가입자 수가 오르고 있지만, 이통3사와 비교하면 여전히 적은 수준"이라며 "정부가 가계 통신비 절감을 위해 알뜰폰을 육성하겠다고 하지만,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알뜰폰 스퀘어를 비롯해 이번에 정부가 내놓은 알뜰폰 활성화 대책도 시장과 괴리가 여전히 존재한다. 저렴한 요금이 알뜰폰의 대표적 장점인데, 이통3사가 정부 정책에 따라 중저가 5G 요금제를 내놓으면 고객들은 굳이 알뜰폰을 쓸 필요가 없어진다.

    문은옥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간사는 "알뜰폰을 확대해서 통신비를 낮추겠다는 정부 정책은 어느 정도 성과를 낼 수 있지만, 알뜰폰은 태생적으로 한계가 있다"며 "마케팅비를 이통3사만큼 늘릴 수 없기 때문에 이통3사와의 가입자 대결에서 승산이 없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통3사는 5G 투자와 마케팅에 막대한 비용을 쏟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이통 3사가 5G 망 투자와 마케팅에 쓴 비용은 각각 5조4644억원, 5조9229억원에 달한다. 이에 비해 알뜰폰은 절약한 마케팅 비용을 고객에게 헤택으로 돌려주고 있다.

    문 간사는 "알뜰폰 이름 자체가 '저렴이'라는 부정적인 느낌이 있어서 사람들이 가입을 꺼리는 측면도 있다"면서 "통신비 감면이 필요한 저소득층이나 노년층은 온라인이나 전화로 가입하는 방식이 불편해 가입자를 늘리는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