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라이브 송출수수료 인상에 NS홈쇼핑 4→37번… 업계 충격SO 시장점유율 감소세에도 불구 송출수수료 인상 단행딜라이브 매각 앞두고 송출수수료 인상에 나섰다는 관측도
  • 국내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딜라이브가 최근 홈쇼핑 및 T커머스와 송출수수료 협상을 마치면서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SO의 가입자와 점유율이 매년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딜라이브가 큰 폭의 송출수수료 인상에 나섰기 때문이다. 

    홈쇼핑 업계에서는 이같은 송출수수료 인상 움직임이 다른 SO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노심초사 하는 분위기다. IPTV의 전횡이 SO로 전이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8일 딜라이브 및 홈쇼핑 업계에 따르면 최근 홈쇼핑 업계 5위 사업자인 NS홈쇼핑은 딜라이브 채널을 기존 4번에서 37번으로 이동했다. 송출수수료 협상 과정에서 가격 인상을 맞추지 못한 탓이다. 30번대는 사실상 홈쇼핑이 손익분기점을 맞추기 어려운 채널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지상파 채널 사이가 가장 경쟁력 있는 채널로 적어도 20번대도 아닌 30번대 체널에서 홈쇼핑은 적자라고 봐야할 것”이라며 “녹화방송인 T커머스와 달리 홈쇼핑은 라이브 방송 과정에서 많은 비용이 투입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딜라이브는 홈쇼핑사와 협상 과정에서 가격 인상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과정에서 NS홈쇼핑이 밀려난 4번 채널은 쇼핑엔티가, 쇼핑엔티가 사용하던 22번 채널은 신세계TV쇼핑이 차지했다. 기존 신세계TV쇼핑의 25번은 현대홈쇼핑플러스샵이 배치되면서 T커머스 채널이 대거 전진배치됐다. 이들은 모두 상당한 송출수수료 인상에 협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홈쇼핑 업계에서는 IPTV의 송출수수료 전횡이 SO로 옮겨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는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SO는 IPTV에 가입자를 빼앗기고 있는 중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2017년 하반기 시장점유율 6.54%였던 딜라이브는 매년 점유율 하락을 겪어 올해 상반기 기준 시장점유율이 5.91%로 0.63%p낮아졌다. 같은 기간 가입자 수는 4만명 이상이 감소했다. 

    홈쇼핑 업계에서는 “시장의 논리대로라면 영향력과 가입자 수가 지속 감소 중인 SO에 대한 송출수수료는 오히려 낮아지는 것이 정상”이라며 “이런 상황에서도 큰 폭의 수수료인상이 이뤄지면서 IPTV의 폭리가 다른 SO사업자에게 전이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딜라이브의 송출수수료 인상의 배경에 매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딜라이브 채권단이 지난달 딜라이브 매각 예비입찰을 진행하면서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송출수수료 인상이 아니냐는 시각이다. 당시 예비입찰에는 KT가 단독으로 참여했는데 한달이 지나도록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결과를 발표하지 않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딜라이브는 홈쇼핑 측의 우려가 과하다는 입장이다.

    딜라이브 측은 “송출수수료 인상은 올해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매년 진행됐던 통상적인 과정으로 모두 원만하게 합의 됐다”며 “송출 수수료 인상은 채권단의 매각 과정과는 무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NS홈쇼핑은 딜라이브와 협상 과정에서 방송통신위원회에 분쟁 조정 신청을 했다가 취하한 바 있다. 

    한편, 홈쇼핑 업계에게 있어 2021년은 더욱 가옥한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 IPTV 등 주요 사업자가 송출수수료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홈쇼핑 및 T커머스 업체는 이미 매출의 49.6%를 송출수수료로 지급 중인 상태다. 추가 인상이 이뤄질 경우 이 비중은 사상 처음으로 50%를 넘을 전망이다. 

    이는 고스란히 판매 상품의 가격 상승 및 수수료 상승으로 협력사, 소비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김영식 의원(국민의힘)은 IPTV·SO·위성방송 등의 유료방송사업자가 홈쇼핑 송출수수료를 정할 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과 한도를 초과할 수 없도록 하는 방송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