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통계 이래 16년만에 가장 큰폭 늘어신용대출 7조 급증…자금 확보 움직임↑공모주 청약 및 주택·주식자금 수요 지속당국 "12월 규제 시행 영향 본격화할 것"
  • 은행 가계대출이 16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불어났다. 신용대출 규제 전 '막차'를 타려는 선수요가 대거 몰렸기 때문이다. 

    9일 한국은행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982조1000억원으로 한 달 새 13조6000억원 급증했다. 

    11월 증가폭은 한은의 속보 작성(2004년) 이후 가장 크다. 직전 최대치는 지난 8월 11조7000억원으로 석 달 만에 또 최대치를 경신한 셈이다.

    특히 가계대출 중 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대출을 포함하는 기타대출이 한 달 새 7조4000억원 불어나며 16년 만에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기타대출 중 신용대출은 6조5000억원 급증했다. 앞서 신용대출은 9월과 10월에만 해도 각각 2조9000억원, 3조2000억원 늘어나는 데 불과했다. 

    금융당국의 신용대출 규제가 11월 30일부터 시작된 가운데 대출 옥죄기 전 자금확보 움직임 영향이 컸다. 여기에 주택·주식 및 생활자금 관련 수요와 공모주 청약 자금 수요도 가세했다. 

    공모주 청약 기간 마지막 날인 11월 30일 하루 전체 은행 신용대출이 2조1000억원 증가했다. 단, 해당 기업 IPO(기업공개)가 확정된 12월 1일 신용대출 1조2000억원이 상환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12월 들어 전체 은행 신용대출은 1~7일중 458억원 증가해 사실상 순증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은 지난달 6조2000억원 증가했다. 지난 8월부터 4개월 연속 6조원대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전세자금대출 증가폭이 축소됐으나 기승인된 집단대출 실행이 늘고 주택 매매거래 관련 자금수요도 이어진 탓이다.

    은행 가계대출이 신용대출 중심으로 대폭 늘어난 탓에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도 지난달에만 18조3000억원 급증했다. 

    증가율로 보면 7.9%다. 2018년 11월과 2019년 11월 증가율이 각각 5.9%, 4.1%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늘어난 셈이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 역시 신용대출 중심으로 확대됐다. 증가액을 보면 ▲9월 1조3000억원 ▲10월 2조9000억원 ▲11월 4조7000억원으로 늘어나는 양상이다.

    금융당국은 12월 들어 신용대출 선수요 효과가 상쇄되고 본격적인 규제 시행에 따른 영향으로 가계대출이 점차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