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구 고덕주공9단지, 정밀안전진단 1차 조건부 통과양천·노원·영등포·송파구 곳곳서 정비사업 추진 잰걸음 내년 안전진단 심사기준 강화, 정비업계 "최대한 빨리"
  • 서울 곳곳에서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하는 초기 재건축단지들이 늘고 있다. 민간 재건축사업에 부정적인 정부가 규제 강화를 예고했지만 시장의 거센 움직임을 막기는 힘들 전망이다.

    1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명일동 고덕주공9단지가 1차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했다. 한국재난연구원이 지난 9월부터 약 3개월 가량 안전진단 용역을 실시했고 조건부 D등급을 판정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밀안전진단은 재건축사업을 시작하는 첫 관문이다.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해야만 정비구역지정, 추진위구성, 조합설립, 시공사선정, 사업시행인가, 조합원분양신청, 관리처분인가, 착공, 준공, 입주 단계를 거칠 수 있다.

    A·B·C·D·E 등 총 5개 등급으로 나뉘며, 재건축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최소 D등급 이하를 획득해야한다. 

    조건부 재건축은 붕괴 우려 등 구조적 결함은 없어 재건축 필요성이 명확치 않을 경우, 안전진단결과보고서의 적정성 검토(한국시설안좐공단 등 ) 등을 진행해 최종적으로 재건축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강동구청은 "향후 안전진단결과 보고서의 적정성 검토를 의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덕주공9단지는 고덕지구 내 마지막 남은 재건축 단지다. 이미 고덕주공1·2·5·7·3단지 등은 고덕아이파크, 고덕그라시움, 고덕센트럴아이파크, 고덕롯데캐슬베네루체, 고덕아르테온 등으로 재탄생했다. 

    고덕동이 1만 가구 이상 입주한 신축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한 가운데 마지막 주자인 고덕주공 9단지도 정비사업을 위한 첫 발을 내딛은 셈이다. 고덕주공 9단지는 지난 1985년 준공돼 정비사업 연한(30년)을 훌쩍 넘은 곳이다.

    최근 서울 양천구에서도 신월시영아파트도 재건축 1차 안전진단을 조건부 D등급으로 통과했다. 2200가구에 달하는 대단지인 신월시영은 건폐율과 용적률이 각각 12%, 132%에 불과해 재건축 사업성이 좋은 곳으로 손꼽힌다. 

    인근 목동신시가지 7단지 역시 지난달 1차 정밀안전진단 조건부 통과에 성공했다. 지난 1988년에 준공된 목동7단지는 대지지분 전용 101.2 ㎡ 대지권이 96.19㎡에 달할 정도로 넓어 목동신시가지 재건축 아파트 단지 중 대장주로 평가받는 곳이다.

    이처럼 서울 전역에서 재건축 사업 시작 첫 관문인 정밀안전진단을 무난하게 통과하는 사례가 이어지자 다른 초기 재건축 단지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최근 노원구 상계동 일대 주공아파트 단지들은 정밀안전진단 실시 전 구청에서 진행하는 예비 실사 작업인 예비안전진단 절차를 밟고 있다. 

    예비안전진단은 100점 만점에서 A~E등급으로 나뉘는데, E등급(30점 이하)를 받아야 정밀안전진단에 착수할 수 있다. 
    상계주공 16개 단지 중 13·15 단지를 제외한 모든 상계주공 단지들이 예비안전진단을 위한 동의서 징구나 모금활동을 진행 중이다. 현재 상계주공 6단지 1단지가 예비안전진단에 통과하면서 재건축 기대감 불씨가 커지는 분위기다.

    노원구 외에도 여의도 목화아파트, 송파구 아시아선수촌아파트 등 서울 곳곳에서 정밀안전진단을 향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6월 정밀안전진단 기준 강화계획을 통해 내년부터 초기 재건축 사업 문턱을 대폭 높이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투명성과 공정성 강화를 위해 안전진단 관할 담당을 지자체에서 시·도로 격상하고 현장조사를 강화하는 등 안전진단 절차를 기존보다 세심하고 꼼꼼하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초기 재건축 단지들의 정비사업 추진에도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해를 거듭할 수록 정부가 민간 재건축·재개발 규제 수위를 높이기 때문에 한시라도 빨리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이득"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