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손실 2만5000대·임금 손해 1인당 300만원 '벼랑 끝'설령 부결 시 연내 타결 물건너가… 철수설 빌미 두 달 뒤에는 임금 협상까지
  • ▲ 사진 왼쪽부터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 김성갑 노동조합 지부장 ⓒ뉴데일리DB
    ▲ 사진 왼쪽부터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 김성갑 노동조합 지부장 ⓒ뉴데일리DB
    극심한 노사갈등으로 홍역을 앓던 한국GM이 오는 17일부터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두 번째 잠정합의안 찬반 투표에 나선다.

    계속된 파업으로 생산 차질이 2만5000대에 달한 가운데 이번 투표가 경영 정상화 불씨를 살리는 ‘마지막 기회’라는 분석이다.

    한국GM 노동조합(노조)은 오는 17일부터 이틀간 7700여 명의 조합원을 대상으로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르면 마지막 날인 18일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두 번째 잠정합의안에는 사측이 노조원에 대해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취하한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또 임직원이 신차를 구매할 경우 1인당 17~23%의 할인 혜택을 주기로 했다.

    이와 함께 기본급은 동결하고 성과급(300만원) 및 코로나 위기 극복 격려금(100만원) 등 총 400만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두 번째 잠정합의안은 한국GM이 재기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임단협 교섭이 난항을 겪으면서 발생한 생산 손실은 2만5000여 대에 달하고, 현장직이 임금에서 생긴 손해는 1인당 300만원이나 됐다. 양측 모두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절박한 상황이다.

    게다가 이번 투표에서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을 경우 사실상 연내 협상 타결은 어려워진다. 설령 부결된다 해도 시간과 재정을 추가로 투입할 여력이 없다. 당장 다음주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등이 업무를 쉬기 때문이다.

    노사 갈등이 장기화하면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한국 철수 시나리오를 본격 검토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협력업체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이 밖에 두 달 남짓 남은 내년 임금 협상(임혐)도 차질을 빚게 된다.

    상황이 심각한 만큼 업계에선 잠정합의안 가결을 조심스레 점치고 있다. 사측이 한발 물러나 노조의 요구를 들어줬기 때문이다. 실제 2년 주기 제안을 철회한데다 걸린 소송을 취하하고 창원·제주 부품물류센터 통폐합은 충분한 협의를 거치기로 했다.

    한 관계자는 “지난번보다 긍정적 기류가 조성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있다”며 “일부 조합원이 주장하던 부결 운동이 벌어지지 않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문제는 노노 갈등이다. 노조 내 실리를 요구하는 온건파와 투쟁을 외치는 강경파 사이에서 미묘한 의견충돌이 감지되고 있다. 실제 지난 1일 나온 임단협 첫 번째 잠정합의안 찬반 투표에서는 인천 부평공장(60.0%)과 정비부품(59.3%)의 반대가 부결을 결정짓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26차례 교섭을 벌인 끝에 가까스로 도출한 잠정합의안이 또다시 수포로 돌아가선 안 된다”며 “벼랑 끝에서 코로나 위기와 협력업체 등을 고려해 임단협에 마침표를 찍을 시점이 됐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