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영업익 1804억 전망전기차 타이어 성과 '뚜렷'포르쉐·폭스바겐 러브콜… 모터스포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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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코로나로 부침을 거듭했던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옛 한국타이어)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본격적인 수요 회복이 나타나 지난 3분기(7~9월)를 기점으로 실적이 빠르게 호전되고 있어서다.특히 전기차 시대를 맞아 전용 타이어 개발에 집중해온 성과가 본격화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업계가 집계한 한국타이어의 4분기(10~12월) 영업이익 추정치 평균은 1804억원이다. 지난해 동기(1162억원)보다 55.2% 뛸 것으로 예상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2% 늘어난 1조7665억원으로 추정됐다.하반기 들어 타이어 업황은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완성차 판매 확대로 코로나 충격을 딛고 신차용 타이어(RE)의 안정적인 수급을 이뤄내고 있다.유럽, 미국 등 주요 지역에서 교체용 타이어(RE) 수요도 늘고 있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열풍이 불었던 2014년 이후 또 한 번 교체 주기가 도래했기 때문이다.이 밖에 타이어 주요 원자재로 쓰이는 천연고무와 합성고무 값이 낮은 것도 실적 회복에 힘을 보태고 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타이어의 수주 확대가 예상된다”며 “빠른 수요 회복에 내년 미국 테네시 공장 가동률이 100%를 달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실적 호조와 성과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전기차 타이어 시장의 ‘주도권 확보’다. 전기차 시대로의 대전환에 전용 타이어 납품은 미래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이 됐다. 업계는 이르면 2030년 전 세계에서 팔리는 차의 절반을 전기차가 대체할 것으로 보고 있다.전기차에 들어가는 타이어는 높은 기술을 요한다. 전기차는 배터리 등의 무게로 인해 내연기관차보다 무겁기 때문에 접지력이 좋아야 한다. 엔진 소리가 없는 만큼 미세한 타이어 주행 소음을 철저하게 잡아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게다가 전기차 특유의 빠른 반응, 출발 순간부터 최대 토크를 발휘하는 극한 조건을 견뎌야 한다. 일정 거리를 주행하도록 마모 방지 성능도 향상시켜야 한다. 새로운 시장 진입자가 없고, 아무나 만들 수는 없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한국타이어는 2017년부터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모델 3’에 타이어를 납품해 이미 기술력을 인정 받았다. 최근에는 태스크포스(TF)팀을 꾸리고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 전용 타이어를 개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독일 포르쉐의 첫 전기차인 ‘타이칸’도 한국타이어를 신는다. 폭스바겐은 전기차 ‘ID.3’와 ‘ID.4’ 납품 업체로 한국타이어를 점찍었다.한국타이어는 지난 7월 전기차 레이싱 대회인 ABB 국제자동차연맹(FIA) 포뮬러 E 챔피언십 타이어 독점 공급권도 따냈다. 이 대회는 서킷을 시속 225㎞에 이르는 속도로 수십 바퀴 돌며 제 성능을 내야 하므로 타이어야말로 기술의 정점이라 평가 받는다.임 연구원은 “전기차 타이어는 교체 주기가 2년 내외로 4~5년인 일반 타이어와 비교해 2배 이상 짧다”며 “성장 동력뿐 아니라 실적 호조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한국타이어는 지난 3분기 실적 회복의 신호탄을 쐈다. 당시 매출액 1조8866억원과 영업이익 2246억원을 거뒀다. 매출액은 지난 동기(1조8352억원)보다 2.8%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4.6% 증가해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