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취급 어려워지며 중금리대출 선점 경쟁 치열정부 중신용 대출 확대 의지…업계 포트폴리오 재편시중은행 신용대출 규제 풍선효과는 "아직 제한적"
  • 저축은행이 올해 중금리 시장에서 8조원의 자금을 굴린것으로 집계됐다. 정부의 고금리대출 자제 및 중신용 대출 확대 의지와 금리 인하가 맞물리며 작년보다 급증했다.

    앞으로 고금리대출 취급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만큼 중금리대출을 어떻게 공략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날 것으로 예상되며 저축은행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22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올해 중금리대출 잔액은 8조원으로 지난해 말 잔액(4조원)보다 두 배가량 불어났다.

    저축은행업계는 지난 2018년 말부터 중금리대출 시장에 뛰어들었으며, 현재 26개사가 관련 대출을 취급하고 있다. 

    중금리대출은 중간 정도 신용등급인 4~6등급을 대상으로 하는 신용대출이다. 저축은행의 경우 최저 연 5%대에서 최고 연 20% 미만 금리를 제공한다. 

    중금리대출 잔액이 1년새 두 배 증가한 것은 정부 방침에 따라 저축은행업계가 대출 포트폴리오를 중금리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어서다. 

    정부는 민간의 중금리대출 확대를 유도하는 정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법정 최고금리 인하를 추진하는 것도 중금리대출 확대를 부추기고 있다.

    올해 기준금리가 역사상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초저금리 시대에 진입한 것도 대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또한 고신용과 저신용 사이에 놓인 중신용 소비자가 점점 늘어나는 것도 주요했다. 

    저축은행이 과거 고금리 중심으로 대출을 넓혔다면 이제는 중금리 중심으로 승부수를 둬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셈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고금리대출 취급이 점점 힘들어지는 만큼 결국 중금리시장을 공략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며 "중금리대출은 마진이 적어 규모를 키워야 하는 만큼 규모의 경쟁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시중은행의 대출 규제 강화에 따라 중신용 대출 수요가 저축은행으로 몰리는 풍선효과는 아직 제한적인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규제는 연소득 8000만원 초과 고소득자의 1억원 초과 신용대출에 대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적용하는 만큼 중금리대출을 주로 이용하는 중신용자와는 관계가 없어서다. 

    또한 시중은행의 대출 조이기로 2~3%대 저금리대출을 받던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두 배 이상 높은 금리의 저축은행 대출로 발길을 돌릴 일도 적다. 

    다만, 대출 수요가 급증하는 현 상황에서 시중은행의 대출 규제가 전체 신용등급으로 확대되거나 대출 판매 중단이 속속 이뤄질 경우 제2금융권으로 수요가 넘어갈 가능성이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만약 시중은행이 모든 차주에 대해 신용대출을 막았다면 저축은행으로의 풍선효과가 있겠으나 이번 고소득자에 대한 신용대출 규제로 풍선효과가 일어났다고 볼 수는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