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 총자산 9월말 61조원, 규모성장에도 일반 투자자 수요 부합 못해 전체 상장리츠 비중 낮고 투자대상 제한적, 제도적 지원 미흡도 문제 불합리한 규제 개선·상장리츠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방안 등 검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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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리츠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상장리츠 중심의 시장구조 재편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일반 투자자의 투자수요에 부합하는 부동산 간접투자 기회를 확대해 적정한 수익성 제공하는 시장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이다.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리츠 총자산은 2010년 7조6000억원에서 올해 9월 말 기준 61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같은 기간 인가 리츠의 수는 50개에서 274개로 늘었다.리츠는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부동산이나 관련 유가증권에 투자·운용해 발생하는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간접투자기구다. 그간 국내 리츠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사모방식의 투자수단이나 임대주택 확대와 같은 주택정책의 수단으로 주로 활용됐다. 최근에는 리츠 상장이 증가하면서 활성화 조짐을 보이기도 했다.이 같은 규모 확대에도 일반 투자자의 부동산 간접투자 수요에 부합한 시장 구조를 형성하지 못한 점은 한계로 꼽힌다.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대부분 리츠가 사모로 설정돼 상장리츠의 시장규모가 작은 상황이며 투자대상도 제한적"이라며 "리츠에 대한 이중적인 규제와 엄격한 상장기준 및 상장리츠에 대한 제도적인 지원 미흡으로 상장 유인이 높지 않다"고 진단했다.리츠 투자대상은 오피스, 리테일, 주택, 물류, 호텔 및 복합형 부동산 등이다. 이중 투자비중이 가장 높은 부문은 주택이다. 2012년 5.3%에서 올해 9월 기준 57.5%까지 늘어났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리츠를 활용해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한 영향이다.LH공사는 2014년부터 임대주택 리츠를 도입했고, 대부분이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사모로 발행됐다. 현재 리츠시장 전체의 36.8%를 차지하고 있다.김 선임 연구위원은 "임대주택 공급 확대, 리츠시장 활성화 등에 기여했지만 임대주택의 낮은 수익률이 전체 리츠의 수익률을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사모 위주의 발행으로 인해 공모 리츠시장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분석했다.국내 상장리츠 수는 2018년 말 5개에서 올해 12월 기준 13개로 늘었다. 정부의 상장리츠 활성화 정책과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 증대에도 전체 리츠시장에서 상장리츠가 차지하는 비중은 낮은 실정이다.우선 일반 투자자가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상장리츠에 대한 세제혜택과 같은 인센티브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엄격한 기준이 도입됐으며, 투자자 모집의 불확실성 등의 요인으로 리츠 운용사가 상장리츠의 설정을 꺼렸다는 분석이다.상장리츠 규모의 영세성도 투자자 신뢰를 낮추는 요인이다. 국내 상장리츠의 평균 자산규모는 4000억원 내외로 추산된다. 리츠가 발달한 미국, 일본, 싱가포르 등에 비해 규모가 적은 수준이다. 더욱이 1물 1리츠 구조로 증자를 통한 리츠 자본금의 증액이나 새로운 부동산의 유입이 차단된 구조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규모 확대에도 제약이 존재한다.상장리츠 활성화 방안으로는 ▲상품성 높은 상장리츠 공급 확대 ▲해외부문 등 상장리츠 투자대상 다양화 및 대형화 추진 ▲1물 1리츠 구조 개선, 새로운 자산 편입 촉진 제도 도입 ▲제도개선 실효성 제고 등이다.김 선임 연구위원은 "상장리츠의 계속성과 안정성을 제고하는 규제는 유지 또는 강화하되, 기존 이중적인 규제에서 발생하는 불합리한 규제는 줄이는 방식의 규제개선이 추진돼야 한다"며 "외국의 상장 리츠시장 활성화 사례 등을 검토해 상장리츠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