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이 핵심이던 업계… 과감한 변화온라인 시장 급성장에 비대면 구매 수요 잡기 총력재택근무 일상화… 호텔서 일하고 홈웨어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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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로 인한 일상의 변화는 생활과 밀접한 전 산업군에 걸쳐 급격한 전략 변화를 가져왔다. 전례없는 뉴노멀의 시대를 맞으면서 비대면과 원격이 중심이된 새로운 서비스들이 다수 등장했다. 올해 패션·호텔업계의 전략 역시 '비대면'이다. '대면'이 핵심이었던 업계인만큼 돌파구로 내세운 전략들은 이전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온라인 패션쇼, 드라이브 스루(Drive-thru) 호텔레스토랑 등은 2021년 뉴노멀 시대를 이끌어가는 업계의 키워드가 됐다.

    지난해 패션·호텔업계는 코로나로 인해 초토화됐다. 올해는 비대면을 내세워 완전히 달라진 뉴노멀 시대에 대비할 것으로 보인다.

    ◇ 사람 많은 곳·외식 기피… 핵심 서비스 '대면' 포기

    사람 많은 곳을 기피하는 현상이 증가함에 따라 백화점과 복합쇼핑몰은 매출이 하락했으며, 상반기 패션업계의 매출은 예년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해외 여행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여행업은 한 해에만 1000곳 가까운 업체가 문을 닫을 정도로 타격을 입었다. 패션업계의 돌파구였던 면세점마저 수익악화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에 따라 호텔 역시 외국인 투숙객을 완전히 잃었다. 외식을 꺼리는 심리가 강해지면서 호텔 식음업장도 정상 운영이 불가능할 정도였다.

    패션과 호텔업계는 코로나19 사태 이전 대면이 핵심이었던 업계다. 대규모 패션쇼 등에는 언제나 관객들이 꽉꽉 들어찼지만 올 가을겨울 시즌 패션위크가 파행됐다. 

    밀라노 컬렉션은 무관중으로 진행됐고, 런던 컬렉션은 실제 쇼 대신 디지털 스트리밍과 디지털 기반의 룩북으로 대체되며 50년 동안 유럽 중심으로 이어져왔던 런웨이 중심 패션위크가 크게 흔들렸다.

    호텔 역시 '인력 서비스'를 내세워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을 해왔다. 하지만 외국인 관광객 수요가 '제로'에 가까워진데다 사람과의 접촉을 꺼리는 심리가 높아지면서 국내 호텔들의 객실 점유율은 한때 10% 밑까지 뚝 떨어졌다. 

    이같은 침체 속에서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것은 비대면과 원격을 키워드로 하는 산업들이었다. 패션, 호텔업계 역시 비대면 서비스에 나섰다.

    록다운 기간 동안 비즈니스 출장의 대안으로 AR, VR기술 기반 'Joor', 'Ordre' 등 디지털 쇼룸을 통한 원격 바잉이 시도되며 패션산업의 디지털화를 이끌었다. 홀세일 업체들의 도산과 불황으로 직접적 타격을 입은 소규모 디자이너 브랜드들은 아예 느린 성장으로 선회했다.

    호텔은 '드라이브 스루' 메뉴, '투고' 서비스 등으로 식음업장 매출 진작에 나섰고, 룸서비스 패키지 등을 통해 비대면으로도 호텔 레스토랑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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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역시 이같은 트렌드가 이어질 전망이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비대면 서비스가 잇따라 도입되면서 업계 전반을 변화시키고 있다"며 "내년에도 더욱 새롭고 다양한 비대면 서비스를 내놓는 곳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 온라인 소비의 시대… 비대면 구매 수요 잡아라

    온라인 위주의 소비 패턴 변화는 최근 몇 년의 발전 속도 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40대 이상 소비자들의 이커머스 활용률도 높아지면서 전 연령층에 걸쳐 온라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라이브커머스는 패션업계의 가장 큰 화두로 떠올랐다.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 규모는 지난해 3조원 규모로 추산되며, 2023년 8조원 규모까지 성장이 예상된다.

    이에 많은 패션 기업들이 자원과 역량을 온라인 채널에 집중시키며 온라인 전용 브랜드의 론칭이 이어졌다.

    삼성물산패션의 편집숍 '비이커'는 비 언더바(B_), LF는 골프웨어 더블플래그와 유니섹스 캐주얼 프라이데이 미드나잇, 한섬의 레어뷰(Rareview) 등이 올해 첫 선을 보였다. 하이엔드 럭셔리 브랜드 까르띠에와 에르메스까지 이커머스 경쟁에 합류하며 주목을 받았고, 티파니는 카카오톡 선물하기 서비스를 시작했다. 

    호텔업계 역시 홈쇼핑에서 특급호텔 패키지가 판매되는 등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다. 또 다른 변화 중 하나는 대면으로 이뤄지던 웨딩, 돌잔치 등 행사 페어를 온라인으로 전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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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텔을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온라인으로 VR(가상현실)을 통해 다양한 각도에서의 행사 장소와 실제 행사를 재현한 호텔 부대시설까지 둘러볼 수 있도록 했다. 켄싱턴호텔 여의도,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타임스퀘어 호텔은 온라인 돌잔치 페어를 진행하기도 했다.

    ◇ 재택근무 일상화… '호텔'서 '홈웨어' 입고 일한다

    재택 근무가 일상화되면서 상반신을 강조하는 키보드 드레싱(Keyboard Dressing), 웨이스트업 스타일(Waist-up Style) 등 새로운 트렌드도 떠올랐다. 상대적으로 불편한 데님이나 특별한 날을 위한 외출복 수요는 줄어들었다.

    올해도 재택근무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면서 홈웨어 시장은 더욱 성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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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올은 아예 파자마와 배스 가운 등의 라운지웨어만으로 구성된 캡슐 컬렉션을 공개했고, 샤넬도 2021 크루즈 컬렉션에서 럭셔리한 카프스킨 소재의 파자마룩을 공개하며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또 집 안에서의 생활만큼이나 집 주변의 삶도 중요하게 부상했다. 로컬 소비가 증가하면서 도심 주요 상권보다 거주지 인근의 근린 상권이 활성화되고, 집 근처에서 소비하는 ‘홈어라운드’ 소비 경향이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이로 인해 근거리 외출까지 가능한 활용도 높은 이른바 '투마일웨어'의 성장세가 크게 점쳐지고 있다.

    호텔에서는 숙박을 포함하지 않은 '반나절 호캉스' 상품, 즉 '대실'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면서 재택근무를 해야 하지만 집에서는 근무환경 조성이 어려운 직장인들을 타겟으로 한 패키지 출시에도 나섰다.

    올해 역시 호텔들은 이같은 수요를 흡수하기 위한 상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부터는 서서히 해외여행이 시작될 것으로 기대는 되지만, 다시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재택근무는 코로나 이후에도 일상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에 맞춘 호텔들의 상품 구성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